하봉규 부경대 정치외교학 교수

하봉규 교수

일찍이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은 삶의 의미이며 목적이고 인간존재의 목표이며 이유다“라고 설파했다. 하지만 정작 행복의 본질을 표현하는 적절한 설명은 찾기 힘들다.

일반적으로 행복은 ‘즐거움과 의미의 포괄적 경험’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행복한 사람은 긍정적인 감정과 삶의 의미를 함께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정의는 한 순간이 아닌 모든 경험이 합쳐진 느낌을 의미한다. 우리는 가끔 감정적 고통을 겪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행복하게 살고 있다.  

행복의 본질(nature)을 찾게 되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행복의 조건 즉, 구성요소를 염두에 두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행복의 이상(완성) 보다 편의적 개념이 더 쉽고 구체적이기 때문이다. 흔히 행복의 완성이라는 자아 실현은 궁극적 가치이고 보편적 목표이나 좀 더 행복해지려는 과정은 우리가 평생 추구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미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은 자아실현을 세 가지의 가치 즉 부, 권력, 그리고 명예로 정의한바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를 수용하더라도 이들을 관통하는 건강을 전제할 수밖에 없다. 즉 행복을 생각한다면 소위 ‘안나 카레리나 법칙’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동시에 건강이 필수적인 요소인 것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건강을 잃는다면 모든 것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그럼 행복과 직결된 건강이란 과연 무엇인가? 단순히 질환(병)이 없는 상태인가? 아니면 현대 과학의 시대에 맞는 정의는 무엇인가? 무엇보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최고도의 복잡계인 인간에게 건강의 정의 역시도 행복의 본질과 같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마이크로 측면에서 인간은 하나의 우주와 같은 존재이다. 무엇보다 인간의 신체는 60조개에 이르는 아주 많은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우주의 행성수를 능가하는 천문학적 세포들은 소화기나 혈관과 같은 다양하고 긴 튜브형태로 연결된 하나의 거대한 네트워크로 이루어져 있으며 내부 상황 뿐 아니라 외부 환경에 따라 항상 변화하는 실체인 것이다.   

이제 건강의 영역은 세포(조직, 배양)에서부터 생화학, 표면 분석 화학/플라즈마 기술, 생물자원, 제조(식품), 유전자공학, 에너지, 전자공학, 농업, 광업, 영상, 단클론 항체, 레이저, 합성연료 등에 이르는 대영역인 것이다.   

현대를 과학기술의 시대라고 말한다. 이제 관습이나 미신은 상대적 중요성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을 뿐 아니라 2~3년 주기로 2배로 증가하는 산업(시장)의 '과 데이터'의 빅뱅에 의존하게 되었다. 소위 후기 산업사회에서 과학은 단순히 아는 것이 아니라 발견(논리), 창조, 천재성, 혁신이 교차하는 트렌드이기 때문이다.
 
결국 건강의 영역도 가속화된 발전과정에 있는 과학기술에 종속되게 된다. 왜냐하면 과학(기술)적 성과는 의료 영역에서도 현대의 기적을 창조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저명한 발명가이자 저술가, 미래학자인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은 “다음 20~25년 후에는 인류가 거의 모든 질병과 노화를 극복한다”고 말한 바 있다. 무엇보다 과학에 의한 새로운 질병들에게 과학적 접근은 당연한 귀결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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