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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 나란히 경영체제 변화 '급물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별세…조원태 사장 체제 가속 전망
금호아시아나 비상경영위 가동, 박세창 사장 행보도 주목

 

국내 항공업계의 양대 축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나란히 경영체제의 큰 변화를 맞게 됐다. 약 20년 간 각 회사를 이끈 수장이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점에 대표이사직에서 떠나게 됐기 때문이다. 두 항공사는 경영 승계 작업이 완료되지 않은 가운데 갑작스런 체제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조양호 회장이 작고하며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체제로 빠르게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한진그룹에 따르면 조 회장은 전날 숙환으로 별세했다.

지난 1999년 대한항공 대표이사 회장직에 오른 조 회장은 2003년 한진그룹 회장으로 취임했다. 약 20년 간 대한항공의 수장으로서 항공·운송분야의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구축해온 조 회장이 작고하며, 한진그룹의 3세 경영체제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조원태 사장은 현재 대한항공 사내이사 중 유일한 오너가로, 경영 전면에 나서 조 회장의 공백을 추스르는 것이 최대 현안이 됐다. 조양호 회장도 부친이자 그룹 창립자인 조중훈 회장이 2002년 세상을 떠난 다음 해 2대 회장직에 오른 바 있다.

앞서 지난 달 대한항공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이 부결됨에 따라, 대한항공은 조원태 사장과 우기홍 부사장 2인 대표이사 체제로 재편됐다.

당장 조 사장은 오는 6월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제75회 연차총회'에서 조 회장을 대신해 의장으로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이를 기점으로 '조원태 체제'를 본격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대한항공 측은 "아직 그룹 경영권 승계에 대해 결정된 것은 전혀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도 최근 박삼구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금호산업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며 일단 이원태 부회장 중심의 비상경영위원회가 가동됐다. 당분간 그룹의 비상 경영을 이끌게 된 이원태 부회장은 지난 1972년 금호그룹에 입사해 금호타이어, 아시아나항공, 금호고속 등 그룹의 주요 계열사를 거쳤다. 그룹은 근시일 내 외부 인사를 그룹 회장으로 영입한다는 계획이다.

이 가운데 그룹 안팎에서는 박 회장의 장남인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박 사장은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금호고속의 지분 21%를 보유하고 있다. 부친인 박 회장(31.1%) 다음으로 가장 많은 지분이다.

박 사장의 경영 승계 작업은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대란'을 계기로 시작됐다. 지난해 9월 기내식 사태에 책임을 지며 김수천 전 대표이사가 물러났고, 한창수 사장이 후임으로 선임됐다. 박세창 사장은 한 사장의 후임으로 아시아나IDT의 신규 사장으로 임명됐다. 

그러나 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심각해지며 박삼구 회장의 경영 퇴진이 다소 급박하게 결정되며, 막 시작한 승계작업은 아직 본 궤도에 오르지 않은 상태다. 박 사장이 취임 두 달만에 아시아나IDT의 상장을 마무리했지만 아직 대표이사로서의 경험이 절대적으로 짧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굴지 항공사들의 2세들이 자리에서 내려오며 3세들의 경영 능력 입증이 가장 시급한 숙제가 됐다"고 말했다.

송정훈 기자  lecielblue@incheonnewspap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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