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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구조개혁, 기대만큼 성과 못내…과감할 필요""금리인하 검토할 상황 아냐, 완화기조 유지"

 

"대외 불확실성 등 경제 하방리스크 커져"
"반도체 부진, 상당한 우려갖고 지켜보고 있어"
"소비자물가상승률, 하반기 1%대 중반 회복"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일 정부의 구조개혁 추진 성과가 아직 미흡하다고 판단하며 "과감하고 획기적인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간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해온 이 총재가 정부의 결단력있는 추진을 재차 언급한 것이다.

국내 경제는 성장 흐름이 다소 완만해지고 반도체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도 높아진게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기준금리는 실물경제 활동을 제약하지 않는 수준이기 때문에 금리인하를 검토할 상황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출입기자단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정부가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있지만 기대만큼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야말로 긴 시계에서 계획을 수립해 꾸준하고 일관성있게 추진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이 총재가 취임 5년차, 연임 1년차를 맞은 가운데 진행됐다.

특히 중국이 '핀테크(FinTech)', '빅테크(Big Tech)'로 앞서가는 나라로 꼽히고 있는 점을 언급, "중국 핀테크 발전의 주된 요인이 '정부의 인내'라고 표현하는데 어떤 부작용이 나타나기 전 까지는 정부가 그야말로 (규제를) 풀어줬다는 뜻"이라며 "이 표현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보다 과감하고 획기적인 규제혁신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 기조에 대해서는 현재의 완화 정도를 유지해 나갈 뜻을 밝혔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현재의 1.75%로 인상한 바 있다. 그는 "올해 통화정책 기조를 더 완화적으로 가야할지 여부는 앞으로의 경기 흐름과 금융안정 상황 전개방향에 달려있다"며 "지금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해야 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 1.75%의 금리가 여러가지 방법으로 추정한 중립금리 수준이나 유동성 상황 등에 비춰 볼 때 실물경제 활동을 제약하지 않는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며 "금융 안정 측면에서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긴 하지만 경계를 늦출 단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국내 경제와 관련해선 대외 불확실성이 어느 때 보다 높은 상황으로 진단됐다. 미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늦춰지면서 주요국 통화정책과 관련된 불확실성은 상당히 해소됐으나 미국의 무역정책과 관련해선 여전히 남아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2월 주요 실물지표의 감소폭이 컸는데 대외 여건 변화 등에 비춰볼 때 하방리스크가 좀 더 커진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그러나 2월에는 설 연휴의 영향도 작용했기 때문에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고 1월 발표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바꿔야 할 정도인지 좀 더 짚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실적 부진에 대해선 "관련 전문기관의 전망을 종합해보면 최근 반도체 경기는 일시적인 조정 국면의 성격이 강하고 하반기 이후 메모리 수요에 힘입어 개선될 것이라는 견해가 다수"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며칠새에는 하반기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조금 늦춰지거나, 속도가 더딜 것이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어 상당한 우려를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경계헀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당분간 1%대를 밑돌겠지만, 공급측 하방 압력이 완화되면서 하반기 1%대 중반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이 총재는 전망했다. 그는 "저인플레이션은 금융위기 이후 거의 대부분의 국가에서 일어나는 공통된 현상"이라며 "2014년 이후 국제유가가 큰 폭 하락한데다 임금 상슝률이 크지 않은 데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기에 더해 우리나라에서도 글로벌벨류체인(GVC) 참여, 온라인 거래 확산 등 구조적 요인이 물가하방 압력으로 작용했고, 정부의 복지정책 강화와 석유류·농산물 가격 약세 등과 같이 일시적인 공급 측면에서의 추가 하락 요인이 (물가하방에)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미국의 장단기 금리역전 등과 관련해선 "세계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상당히 높아진게 사실이지만 금융시장이 다소 과민하게 반응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며 "앞으로 장단기 금리가 어떻게 갈 지 좀 더 지켜보고 얘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회 업무보고에서 불거진 '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 화폐액면단위 변경)' 논쟁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얘기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장점 못지않게 여러가지 예상치 못한 부작용과 단점도 있기 때문에 컨센서스가 없이 정책을 추진하면 의구심만 키울 수 있고 불필요한 혼선이 생길 수 있다"며 "어디까지나 (리디노미네이션에 대한) 준비는 돼있으나 논의를 먼저 주도하기 위해 말한 것은 아니고 그런 논의가 이뤄질 여건이 됐다는 측면에서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계중 기자  kmmirr@incheonnewspap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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