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미분양 생길까 긴장 , 9억 이상 중도금 대출 차단

 

 

이달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 4만7000가구에 달하는 분양 물량이 쏟아진다.

최근 부동산시장이 사실상 침체기에 접어든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물량이 시장에 나오는 만큼 업계에선 향후 청약시장에 미칠 영향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해 분양시장은 평년과 다를 것으로 보인다. 대출 규제와 보유세 강화 등을 담은 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과 잇따른 규제 일변도 정책 여파로 부동산시장이 전체적으로 위축됐기 때문이다.

서울 등 선호지역이라고 해서 분양 성공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지난 1월 서울 광진구에 분양한 ‘e편한세상 광진 그랜드파크’ 1순위 청약 미달 역시 같은 맥락이다. 분양가가 9억원이 넘으면서 중도금 대출이 차단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건설업계가 바짝 긴장하는 이유이기도 여기에 있다. 매도·매수자 모두 관망세로 돌아선 '거래 절벽'을 넘어 '부동산 침체기'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주택거래가 급감하면서 향후 분양시장을 전망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갈수록 분양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분양가 책정과 일정 잡기 등에 골몰하고 있다.

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전국 아파트 분양물량은 총 5만5807가구로 임대아파트를 제외한 4만6959가구가 전국에서 분양된다. 이는 전년동기 3만795가구보다 1.7배가 늘어난 수치다. 이달에 분양물량이 급증한 것은 당초 3월로 예정됐던 분양물량이 이월되면서다. 4~5월(4만8775가구) 분양물량을 합치면 10만가구에 육박한다. 이는 올해 분양물량 총 29만4773가구의 32.5%에 해당한다.

지역별로 경기도가 1만8099가구로 가장 많고 서울이 7703가구로 뒤를 이었다. 특히 서울 청량리와 경기 하남(위례), 과천 등 유망지역이 포함돼 있어 '청약 대전'을 예고한다.

롯데건설은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620번지에 청량리4구역을 재개발해 ‘청량리역롯데캐슬SKY-L65’를 공급한다. 아파트 1425가구(일반분양 1263가구)와 오피스텔 528실, 백화점·호텔이 입점한다. 또 성북구 길음동 길음롯데캐슬클라시아(2029가구) 아파트도 이달 분양할 예정이다. 내달에는 강남구 삼성동 상아2차래미안 아파트 679가구를 분양한다.

하남(위례신도시) 등 경기도에서도 신규 아파트 분양이 이어진다. 현대엔지니어링 힐스테이트북위례(1078가구), 우미건설 위례신도시우미린1차(875가구) 등이 분양된다. 또 남양주 포스코건설 더샵퍼스트시티 아파트(1153가구)를 비롯해 파주 중흥S-클래스 아파트(1262가구), 용인시 한화꿈에그린 아파트(293가구)가 분양된다. 또 내달에는 과천자이 아파트 2099가구(일반분양 783가구)는 분양 예정이다.

지방에서도 분양이 계속된다. 세종에서는 반곡동 4-2생활권 세종자이이편한세상 아파트 1200가구가 분양된다. 대구에서 중구 대봉동 대봉더샵센트럴파크 아파트(1339가구), 수성구 두산동 수성레이크푸르지오 아파트(332가구)가 분양에 나선다. 부산에서 부산진구 전포동 전포1-1 e편한세상 아파트(1401가구), 동래구 명륜동 힐스테이트명륜2차 아파트(874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건설사들은 주택경기의 침체로 경영 여건이 전반적으로 악화되면서 올해 분양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또 분양가를 시세보다 낮추거나 일부 대출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대책 마련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단순히 서울 등 유망지역이라고 해서 분양 성공을 낙관하기 힘들다"며 "침체된 분양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건설사들 간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분양가가 9억원이 넘으면 사실상 중도금 대출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분양가를 낮추는 방안까지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분양가를 낮추지 못한다면 금융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침체된 부동산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건설사간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강화된 대출 규제와 부동산시장의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전체적으로 청약을 고민하는 분위기가 점점 확대되는 양상"이라며 "건설사들 역시 이런 부동산시장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함 랩장은 "아무리 수요가 많은 지역이라도 민간 분양은 주변 시세보다 비싸거나 미계약분이 발생한 지역이라면 청약자 대기자로부터 선택을 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부동산 경기 침체로 당분간 이런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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