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은 지금 곳곳에서 투기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불과 1~2년 전만해도 대도시 가운데 아파트 가격이 가장 싼 곳이 인천이었는데 격세지감을 느낄 만정도다.인천은 전국 곳곳에서 투기가 극성을 부릴 때도 늘 무풍지대 였다.

그러나 이제는 사정이 다르다. 전국 최초로 송도, 영종, 청라지구가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면서 한껏 높아진 기대심리로 자연스레 투기붐이 일기 시작했다. 인천의 부동산 투기 붐을 주도 한 곳은 송도국제도시다. 아파트 입주가 시작된지 채 1년이 지나지 않았는 데도 벌써 분양가의 3배 가까이 프리미엄이 붙었다.

이 곳에 아파트를 장만하려고 위장전입을 시도하다 수십명이 경찰에 적발됐는가 하면, 최근에는 미등기 전매수법을 동원해 투기를 부추긴 부동산 업자 13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앞으로도 집값 상승요인이 많은 송도국제도시 안에서 이같은 일이 비일비재 할 것이라는 데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중구 항운, 연안아파트는 날림먼지와 소음 등으로 인천에서도 주거환경이 열악한 아파트단지로 꼽혔다. 당연히 아파트 값도 최하위 수준이었다. 그런데 올들어 ‘송도 이전설’이 불거지면서 아파트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20년이 지난 낡은 아파트가 6개월새 3배나 뛰었다니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이 가질 않는다. 더우기 이 곳의 투기광풍이 인천시의 불명확한 태도와 어설픈 민원 대응에서 비롯됐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서구 가정동 뉴타운개발 예정지역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지난 2004년 6월 인천시가 뉴타운 개발계획을 발표된 이후 2년새 3배까지 집값이 올랐다. 집 주인들 조차 어리둥절해 하면서 실제 보상비가 시가를 얼마나 반영할지 걱정 아닌 걱정을 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 곳 역시 위장전입을 시도하던 78명의 외지인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되기도 했다. 가정지구는 집 값 폭등으로 29만평에 달하는 개발예정지의 보상비가 천문학적으로 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되기도 전에 보상비만 잔뜩 부풀린 꼴이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인천에 많은 개발사업이 예정돼 있다는 것이다. 제물포 역세권과 숭의운동장 부지, 인천대 이전 부지 등 헤아리자면 손가락이 부족할 정도다. 지금의 추세라면 이들 지역 역시 투기장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세금 외에는 마땅히 없다.

부동산투기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대표적인 고질병이다. 가진 사람은 더욱 배를 불리고, 없는 사람은 더 깊은 나락으로 빠지게 만드는 게 투기다. 투기가 일면 개발이익이 고스란히 투기꾼들에게 돌아간다는 것을 인천시는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개발사업이 주민들 삶의 질을 높여야지 투기꾼들이나 건설업자들의 배만 불려서는 안된다. 인천시가 개발사업을 추진할 때 신중에 신중을 기할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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