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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바이올리니스트 이브라기모바 '환상의 듀오'첫 무대21일 LG아트센터, 3년 만에 듀오 무대로 다시 찾아
알리나 이브라기모바(왼쪽), 세드릭 티베르기엥

 
"아름다운 공연장이고, 매우 따듯하고 세심한 청중이다."

 2016년 3월 금호아트홀에서 위험하고 모험적인 바이올린 연주가 울려 퍼졌다. 러시아 바이올리니스트 알리나 이브라기모바(34)의 첫 내한 리사이틀이 안겨준 벅찬 감흥이다. 바흐, 이자이 등 소화하기 힘든 무반주 바이올린 곡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을 2시간 동안 완벽히 연주하고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옅은 미소만 지었다.

이브라기모바가 3년 만에 듀오 무대로 한국을 다시 찾는다. 21일 오후 8시 LG아트센터에서 프랑스 피아니스트 세드릭 티베르기엥(43)과 함께 연주한다. '환상의 듀오'라는 평을 듣는 두 사람이 한국 무대에 함께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여성 바이올리니스트·남성 피아니스트 조합으로 주목할 만한 듀오 무대가 잇따르는데 가운데서도 톺아볼 만한 공연이다. 

이브라기모바와 티베르기엥이 처음 만난 건 각자 솔로 연주자로 부상하던 2005년 영국 BBC '뉴 제너레이션 아티스트'를 통해서다. 매년 전도유망한 젊은 연주자를 뽑아 2년간 다양한 지원을 하는 이 프로그램에 나란히 선발된 인연으로 듀오를 결성했다.

이브라기모바는 e-메일 인터뷰에서 두 사람이 처음 함께 연주한 곡은 런던 뮤직 페스티벌에서 선보인 라벨의 피아노 트리오였다고 돌아봤다.

"이후 우리는 많은 프로젝트를 함께 했다. 많은 투어를 위해 여행을 하고 CD를 녹음했다. 여러 해를 함께 보내며 서로에 대해 더 잘 알게 됐고, 연주하는 동안 믿음과 지지가 생겼으며, 친구나 가족에 비교할 정도로 가까운 사람이 됐다. 세드릭과 파트너십을 유지할 수 있어 행운이라 생각한다. 이후에도 오랫동안 이 관계를 위해 더 노력을 할 거다. 그런 그와 한국에서 처음 함께 연주해서 흥분된다."

이브라기모바에게는 '영국이 키워낸 러시아 바이올리니스트'라는 수식이 붙는다. 러시아 서부 타타르 공화국의 폴렙스코이에서 음악을 전공한 부모 밑에서 태어났다. 타타르는 러시아와 음식·언어가 다르다. 이슬람 문화권인 터키와 엇비슷하다. 러시아어와 러시아 문학에 조예가 깊지만, 이브라기모바가 이슬람권에도 해박한 이유다.

"우리의 뿌리와 문화를 우리가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모두에게 여행을 다닐 기회가 많이 주어지면서, 사람들이 태어난 특정한 장소에서 삶을 보내는 것이 희귀한 일이 됐다. 그래서 연주를 할 때 '내 뿌리'를 다루고 있다고 여긴다. 그것은 모두에게 자연스런 일이다."

열한 살 때인 1996년 부친 리나트가 런던 심포니 더블베이스 수석으로 임명되면서 가족이 영국으로 이주했다. 모친 루치아는 메뉴힌 음악원 바이올린 교수로 임용됐다. 이브라기모바는 메뉴힌 음악원, 길드홀, 왕립음악원을 거치면서 영어와 함께 새 음악 문화를 접했다.

2002년 런던 심포니 음악 장학생, 2005~2007년 BBC '뉴 제너레이션 아티스트'에 선정됐다. 메뉴힌 음악원 동기생인 니콜라 베네데티(32)와 함께 2010년대 영국이 보증하는 여성 바이올리니스트로 자리매김했다. 2016년 오직 영국 국적자에게만 주어지는 대영 제국 훈장(5등급 MBE)을 받았다.

유명 음악가들에게 배운 이브라기모바는 올해 서울시향 상주음악가인 독일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티안 테츨라프(53)를 사사하기도 했다. "크리스티안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 음악의 정수를 찾기 위해 용기를 내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노력하고 생각하는 것이 내게 영감을 줬다. 그런 영감이 내 삶에 존재하고 있다."
10년 이상 함께 연주하며 무르익은 앙상블을 들려주고 있는 이브라기모바와 티베르기엥 듀오는 그간 슈베르트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음악 전곡,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등의 녹음과 연주 프로젝트로 이름값을 확인하고 있다. 특히 최근 3년 동안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녹음을 CD 4개로 발매, 독일음반비평가협회상을 받았다.

이 듀오가 처음으로 함께 국내 팬들에게 들려줄 음악은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1~3번)이다. 낭만주의 실내악 명곡의 하나로 손꼽히는 브람스의 이 곡은 바이올린, 피아노 듀오의 탁월한 호흡을 확인케 한다. 지난해 런던 위그모어홀에서 이 곡을 연주할 당시 호평을 들었다.

 이브라기모바는 "브람스는 바이올린 파트의 많은 부분을 악기의 저음역에 배치시켰는데, 이브라기모바의 따뜻하고 풍성한 음색은 최고의 매력을 들려준다"는 평을 들었다.

이브라기모바는 "브람스 소나타 중 세드릭과 첫 번째 연주한 곡은 G 메이저였다. 도전적인 곡이었다. 우리는 그 깨질듯함과 모호함을 좋아한다. 우리는 막 브람스를 녹음했다. 이 세계를 탐구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훌륭했다"고 전했다.

 브람스 음악에서는 다른 시간이 느껴진다. "브람스 음악 안에는 넓이와 부드러운 지혜, 신뢰가 있다. 베토벤과는 완전히 다른 무엇인데 그것을 완전히 포용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이처럼 솔로, 실내악 등에서 다재다능을 뽐내는 이브라기모바는 "인식, 반응, 개방성 등의 측면에서 음악의 어떤 형태 안에 같은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핫한 연주답게 향후 스케줄도 빠듯하다. 영국 고음악 전문 레이블 '하이페리온'을 통해 역시 전성기를 구가 중인 러시아 지휘자 블라디미르 유롭스키(47)와 쇼스타코비치 협주곡 1번과 2번을 녹음한다. 로열 콘서트헤보우 오케스트라, 토론토 심포니 같은 세계 명문 악단 데뷔 무대도 앞두고 있다.

그 가운에서도 이번 듀오 무대에 큰 기대를 건다. "브람스 소나타는 서정적이며 광범위하다. 우리가 그 풍성함에 스스로 몰입할 수 있다는 것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이영란 기자  yrlee@incheonnewspap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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