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대회 연속  첫 판 연장전
우승 위해서는 체력 안배 필요

다음 라운드를 위해서라도 바레인전은 반드시 90분 안에 끝내야 한다.

C조 1위를 차지한 한국은 22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바레인과 2019 UAE 아시안컵 16강전을 치른다.

바레인전부터는 내일이 없는 토너먼트다. 패배는 곧 탈락이다. 지는 팀은 곧장 짐을 싸야한다.

전력상 한국의 우위가 예상된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3위의 한국은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반면 바레인의 FIFA 랭킹은 113위에 불과하다. 역대 전적에서도 10승4무2패로 한국이 크게 앞선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한국 입장에서는 바레인전에서 큰 소모를 피하는 편이 좋다. 앞으로 다가올 더 강한 상대들과 맞붙기 위해서는 최대한 힘을 비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규시간 내에 승부를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시안컵 토너먼트는 90분의 정규시간이 무승부로 끝나면 전후반 15분씩 연장전을 치른다. 여기서도 승자가 가려지지 않으면 승부차기로 다음 라운드 진출팀을 가린다. 한국은 최근 세 번 연속 토너먼트 첫 관문에서 연장전을 치렀다. 시작부터 힘을 잔뜩 빼면서 정작 더 강한 팀들을 상대로는 제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동남아 4개국(인도네시아·태국·말레이시아·베트남)이 공동 개최한 2007년 대회에서는 이란과의 8강전부터 120분 혈투를 치렀다. 승부차기 끝에 4-2로 이겨 4강에 진출했으나 이미 너무 많은 힘을 뺀 뒤였다. 결국 결승 길목에서 만난 이라크에 승부차기 끝에 패해 탈락했다. 당시 이라크의 전력이 좋은 편은 아니었기에 이란전 혈투가 더욱 아쉽게 다가왔다.

2011년 카타르 대회 토너먼트도 쉽지 않았다. 이번에도 이란이 우리를 힘들게 했다. 8강에서 마주한 두 팀은 4년 전과 마찬가지로 90분 안에 승부를 내지 못했다. 한국은 연장전에 터진 윤빛가람(상주)의 천금 같은 결승골로 웃었으나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고배를 마셨다. 피로가 잔뜩 쌓인 선수들은 연장전에서 주도권을 잡는데 애를 먹었다.

2015년 호주대회 8강전도 120분짜리 승부였다. 연장전 들어 폭발한 손흥민(토트넘)의 멀티골로 다음 라운드에 안착했으나 결국 원했던 우승컵은 가져오지 못했다.

24개국 체제의 첫 걸음으로 기억될 이번 대회는 3~4위전이 사라진 대신 8강이 아닌 16강부터 토너먼트가 시작된다. 우승을 위해서는 앞선 대회들보다 한 번의 토너먼트 경기를 더 이겨야 한다. 선수들의 체력 안배가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90분 내에 끝을 보는 것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연장에서는 강팀의 이점을 오롯이 살리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전력상 열세에 있는 팀은 30분만 지나면 아무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승부차기까지 간다는 생각에 버티기로 나설 수 있다. 이 경우 힘들 수 밖에 없다.

수비수 김진수는 “우리 팀은 골키퍼가 좋아 승부차기로 가면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잘 준비해서 90분 안에 승부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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