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분야의 공무원들이 전문가가 돼서 잘못된 것을 발굴하여 개선하면, 결국은 국민들이 더욱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습니다.”

서울지방항공청 관제통신국 항로설계팀의 박준수 팀장(39·관제사)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주최한 ‘창조혁신경영대회’에서 최우수로 선정돼 지난 29일 건설교통부 장관 표창과 함께 1천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박 팀장의 업무는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힘들다. 항공기를 조종하는 조종사들이 보다 ‘하늘 길’을 편하고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갈수록 급변하는 항공관제기법 등을 국내에 도입, 적용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는 서울지방항공청의 아이디어맨으로 통한다. 이번 창조혁신대회에 내 놓은 ‘활주로 점유시간 단축’과 ‘미군과 공역공동사용’, ‘차트시계비행절차 도입’ 등도 인천공항이 허브공항이 되기 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직접 발굴했다.

“인천공항의 활주로를 진단한 결과, 활주로의 점유시간이 외국공항보다 더 많았죠. 보다 빨리 항공기의 이·착륙을 유도해 항공기당 활주로의 점유시간을 2.4초 앞당겼습니다. 그래서 연간 6천700대의 비행기를 추가 수용할 할 수 있도록 해 약 100억원 정도의 절감효과를 봤습니다.”

공역공동사용(하늘 길)도 미국이 운영하는 오산공역을 미군이 사용하지 않을 때는 우리나라 항공기가 사용하도록 미군과 협약을 체결했다. 고도를 낮출 수 있어 비행거리를 항공기당 75km 줄여 항공사에 연간 14만여 비행시간을 단축, 155억원의 연료 절감 효과를 안겼다.

박 팀장은 올 상반기에는 인천공항에 착륙하는 항공기가 대부분 기계에 의한 계기착륙을 하지만 기상이 좋을 땐 조종사가 직접 조종해 착륙할 수 있도록 하는 차트시계비행절차를 도입할 예정이다.

그러면 인천공항에 접근하는 거리가 32km가량 줄어 연간 112억원의 연료비가 절약되고 활주로의 수용능력도 크게 늘어난다.

그는 전문성이 가장 요구 되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위원이다. ICAO 위원은 국내에 4명밖에 없다. ICAO 분리공역안전위원회(SASP)위원으로 국내 최고 항공전문가로 꼽힌다.

“조종사들이 공항을 보다 편리하게 운항해야 인천공항이 허브공항이 될 수 있습니다. 승객을 열명정도 안 태우는 것보다 비행거리를 줄여 연료비를 절약하는 것이 항공사 경영에는 더욱 유리합니다.”

박 팀장은 앞으로도 항공기 운항과 관련된 모순된 것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번에 받은 1천만원의 상금 중 오산 공역을 사용하게 양보해 준 주한미군기지에 대형 LCD TV를 기증할 예정이다. 나머지는 관제사의 모임인 이웃사랑회에 건네주어 불우이웃돕기에 보탤 예정이라며 활짝 웃었다.

박준철기자 terryu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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