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뉴시스

어느덧 30대로 접어든 기성용(30·뉴캐슬 유나이티드)과 구자철(30·아우크스부르크)이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아시안컵 무대에서의 아름다운 퇴장을 꿈꾸고 있다.

지난 10년 간 두 선수는 축구대표팀 허리 라인을 든든히 지켰다. 부상 등 특별한 변수가 아니면 어김없이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기성용과 구자철이 처음 성인 대표팀에 등장한 것은 만 19세이던 2008년이다. 시작은 구자철이 조금 빨랐다. 그해 2월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 때 전격 발탁돼 데뷔전을 치렀다. 기성용은 같은해 9월 요르단과의 친선경기를 통해 첫 선을 보였다.

20세도 안 된 나이에 최고들만 모인다는 국가대표를 경험한 두 선수는 빠르게 성장했다. K리그를 거쳐 유럽 무대로 나아가면서 기량이 부쩍 늘었다. 기성용은 장기인 경기 조율로 대체 불가 자원이 됐고, 구자철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 능력을 앞세워 지도자들의 신뢰를 받았다. 

세월이 흘러 이들은 어느덧 베테랑이 됐다. 이번 대표팀 필드 플레이어 중 두 선수의 선배는 오른쪽 측면 수비수인 이용(33·전북) 뿐이다. 호적상 한 살 많은 이청용(31·보훔)과 '빠른 생일자'의 두 선수는 친구다.

2018 러시아월드컵 이후 대표팀 은퇴설이 불거졌던 기성용과 구자철에게 UAE 대회는 마지막 아시안컵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기성용과 손흥민은 앞서 세 번의 아시안컵을 경험했다. 박지성의 은퇴 무대로 기억되는 2011년 카타르 대회와 차두리가 떠난 2015년 호주 대회에 모두 출격했으나 각각 3위와 2위에 그쳤다.

우승이라는 유일한 목표를 위해 의기투합한 기성용과 구자철은 주연이 아닌 조연의 길을 택했다. 날이 바짝 선 당돌한 공격수 후배들을 믿고 뒤에서 묵묵히 지원할 생각이다. 구자철은 최근 대한축구협회 유튜브 채널인 인사이드캠을 통해 "후배들이 더 잘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금까지 A매치 109경기에 나선 기성용은 이번 대회에서 5경기 이상 소화할 경우 조영증(113경기) 한국프로축구연맹 심판위원장을 제치고 한국 축구 A매치 최다 출장 기록 7위를 차지하게 된다.

 

저작권자 © 인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