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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2018 10. 21 일요일 삼경은 지나고청당 이문순 작가

어둠이 짙어가고
바람에 날리는 낙엽 처럼 나의 가슴에 젖어드는 그리움ᆢ

추억속에 숨어있는 한 여자의 사랑은 프리즌 처럼 힘든 현실을 견디게 한다
아픔과 고뇌를 글속에 새기게 했던 사랑은 참으로 애타도록
아름답다
열정과 도전의 정신으로  성취감을 느끼고 싶던 희열도 결국
내가 했던 사랑을
빛나게 하고싶은
욕망 때문에 긴 세월을 바람처럼 흔들리며 몸부림 쳐야했다
부질없는 사랑의
무지개 였음을ᆢ
수많은 세월이 흘러 수많은 숫자의 나이가 나를 무겁게 한다
여자로 태어나서
여러 형태로 만들어 본 삶의 현실을 들여다 본다
무엇하나 내세울게 없다
바닷가에 모래성을 쌓고
비가 오면 외로움에 아파서
눈물을 흘려야 했다
아직도 소녀의 마음을 간직하고
내일을 설레임 으로 기다린다
스쳐간 삶의 현실은 전쟁터 같았다
많은 상처를 치유하고  이제는
숨을 내쉬면서
나를 반추해 보려한다
나의 삶이 미화되어 사랑아 나는 통곡한다
여자의 마음을 담아 올 가을에는
낙엽에 날려 보내고싶다
거칠고 강한 바람이 흐르는 가운데 나의 목표는 이루워 지고 나의  삶은 뜨겁게 익어가고 있다

흔들려본 사람만 바로 설 수 있다.

시인은 도종환은 그의 시‘흔들리며 피는 꽃’에서‘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라고 말했다. 아름다운 꽃은 흔들리기 마련이다. 봄이면 꽃을 시샘하는 바람에 속절없이 흔들리고, 여름이면 거센 비바람에 흔들린다. 그런 과정을 거쳐서야 한 송이 꽃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우리에게 오는 것이다. 그런 험한 길을 거쳐 온 꽃이야말로 튼튼한 꽃대에 매단 꽃을 오랫동안 지탱할 수 있는 것이다.

시인 김용택 역시 그의 시‘사람들은 왜 모를까’에서‘아픈 데서 피지 않는 꽃이 어디 있으랴/슬픔은 손끝에 닿지만/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고 고통 속에 피어나는 것들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읊었다. 왜 시인들은 하나 같이 사랑도 삶도 다 흔들리며 피어난다고 말했을까. 흔들리며 완성된 삶이야말로 가치 있는 삶이기 때문이다. 길가에 피어있는 들꽃을 보라. 어디 하나 우연하게 핀 꽃이 있는지.

돌아보면 나의 삶 역시 그랬다. 한없이 연약하고 끝없이 흔들렸지만, 그런 과정들 하나하나가 지금의 삶을 이루는 징검다리가 되었다. 나에게 아무 시련이 없었다면, 평생을 함께 한 사랑의 고통이 없었다면 오늘이 내가 있었을까? 자주 스스로에게 묻지만 대답은 늘‘아니다’이다.

깊은 나락으로 떨어져본 사람만이 깊이 있는 인생을 지을 수 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걸어본 사람만이 단단한 결실을 맺을 수 있다. 한 때 나는 기적만을 바라보며 산 적이 있다. 그 기적 안에서 내 화려한 인생이 이루어지리라 믿었다. 노력보다는 희망이 앞섰다.

그 모든 게 욕심이었다. 결과는 참혹했다. 철저하게 망가져서 바닥에 내동댕이쳐지기도 했고, 의미 없는 것에 중독된 삶 속에 허우적거리며 안개 속을 방황하기도 했다. 우르르 무너진 모래성처럼 모든 것을 한꺼번에 잃은 뒤였다. 어리석은 자신을 향해 비명을 질러봤지만 모두 소용없는 일이었다. 바람과 비, 눈보라를 겪지 않은 나무는 꽃을 피우지 못한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기 때문에 맞이한 결과였다.

참혹한 시련을 딛고 일어서서야 앞을 볼 줄 알게 되었다. 흔들림을 피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도 깨달았다. 어느 길로 가면 불행과 파멸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헤아릴 줄 아는 눈을 갖게 되었다. 설령 길을 잘못 들었어도 어떻게 하면 그 망상에서 탈출할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있는 지혜를 갖게 되었다. 추한 것, 역겨운 것들 속에서 아름다운 것들을 찾아낼 줄 아는 눈을 지니게 되었다.

여전히 갈림길에서 흔들리기도 하지만 이제는 두렵지 않다. 어떤 상황에 닥칠지라도 분별력을 발휘하며 믿음 안에서 기쁘게 살아갈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뜨거운 눈물이 시냇물처럼 흐르고 성령이 내안에서 충만한 향기를 날리는 경험 속에서 나는 행복하다.

흔히 인생을‘여로(旅路)’라고 한다. 말 그대로 여행길이라는 뜻이다. 여행은 설렘과 행복을 주지만, 때로는 낯설음과 불편, 그리고 고통을 주기도 한다. 그런 고통을 감수하고 묵묵하게 걸어가는 사람이 여행자다. 나는 인생이라는 길을 가는 여행자처럼 묵묵하게 내 길을 걸어갈 것이다.

나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당당한 언행으로 세상에 어필할 것이다. 때로는 어려움도 있겠지만 목표한 그곳까지 도달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급하지 않고 여유가 있기를 기도한다. 아울러 잔잔하지만 빛나는 교양, 그리고 삶에 대한 성찰과 철학, 인생을 관조할 수 있는 지혜를 갖추려 한다. 원숙한 모습으로 세상에 당당하게 서고 싶다.

내가 죽은 뒤 무덤 속에는 시와 수필이 가득하길 소망한다. 그래서 쉬지 않고 글을 쓴다. 누구를 설득하기보다는 스스로를 일으켜 세우기 위한 글이다. 새벽이 열린다. 오늘도 설레는 마음으로 하루를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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