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미군부대 이전이 결정된 2002년이야말로 부평의 21세기는 시작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부평미군부대 공원화추진 시민협의회(이하 공추협) 곽경전(47) 집행위원장은 ‘미군부대’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사람이다. 지난 1997년 3월 창립된 공추협 활동만 꼭 11년째다. 간사와 사무국장을 거쳐 2004년부터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다.

곽 위원장은 공추협 활동 가운데 2000년 ‘인간띠 잇기 대회’에 이어 실시된 ‘조례제정에 의한 주민투표’ 등은 잊을 수 없다고 했다.

“특히 2001년 조례제정에 의한 투표를 시도했고 이에 대해 구청와 구 의회까지 승인했지만, 행정자치부의 반대로 실시돼지 못했어요. 하지만, 의정부나 평택 등에서 모범사례로 거론되기도 했어요.”

곽 위원장은 미군부대 이전은 부평주민, 시민단체는 물론 지역정치권과 행정기관 등 모든 역량이 집결된 끝에 이룬 성과라고 말했다. 이제는 창조적이고 생산적인 부지활용 논의로 부평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야 할 때라고 했다.

곽 위원장은 28일 진행된 부평미군부대 반환부지 활용방안에 대한 정책토론회를 통해 부평은 물론 인천시민들의 관심이 더욱 증폭됐다고 평가했다.

자동차관련 대학 유치구상과 같이 일방적인 인천시의 개발안에 분명하게 반대를 천명했고, 혹시라도 인천시가 비용문제를 거론하면서 일부를 택지로 개발한다면 이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 위원장은 올 6월 출간 예정인 ‘부평구사’ 집필위원으로 선정, 90년대 부평 시민사회를 반추하고 있다. 공추협에 관한 부분이야 그의 전공이지만, 기본적인 자료가 빈약한 편이라고 하소연한다. 그런데도 곽 위원장은 90년대 초반 ‘계양산 살리기 운동’과 중반 ‘북구청 세무비리 대책위원회’의 성과만큼은 꼭 정리해 둘 것이라고 말했다.

공추협 외에 곽 집행위원장은 인천시민연대 평화통일위원장을 맡고 있고, 부평구 풍풀축제위원회 사무국장을 거쳐 현재 정책기획실장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여기에 틈틈이 문학과 문화정책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렇게 시민사회활동에 몰입하다보니, 곽 위원장은 본의 아니게 결혼할 시기까지 놓치게 됐다며 소탈하게 웃었다.

“삶도 그렇고 저는 여러 일을 잡다하게 하는 스테레오형 인간이 못되는 성격입니다. 일단, 발을 디딘 마당에 미군부대 이전부지에 대해 지역주민 대다수가 공감하고, 부평이 한층 업그레이드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창문기자 asyou218@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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