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인천시는 기자회견을 열고 7월말 송도 야외에서 ‘2006 인천 펜타포트 락페스티벌’을 개최하겠다고 공표했다. 6년전 폭우로 실패한 ‘송도 트라이포트 락 페스티벌’ 그 장소에서 국내외 내로라하는 락커 40여개팀이 참여하는 대규모 축제를 펼치겠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한 내용은 조금만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별반 뉴스거리라고 할 수도 없다. 오히려 이를 계기로 촉발된 논의의 핵심은 과연 성공적인 축제로 갈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미 두달전 지역내 문화·예술단체는 연대 논평을 통해 락 페스티벌 같은 이벤트성 사업에 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시 문화예술정책 추진방향에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시는 락 페스티벌의 ‘성공’을 장담하고 있다.
문화·예술계를 포함한 각계에서는 그러기 위해 시가 놓치고 있는 것이 많다고 지적한다.
지향점은 같다. 시가 더 더욱 귀기울여 들어햐 하는 이유가 그 지점에 있다.

▲지역 전문가들과 소통구조가 없다

락 페스티벌의 출발은 2003년 ‘인천시 문화예술 중장기종합발전계획’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시는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소와 (사)해반문화사랑회에 연구 용역을 발주, 발전 전략을 모색했다.
그결과 음악·음향문화산업 육성방안의 일환으로 제안된 것이 ‘동북아 락 페스티벌’ 개최다.

시는 이 계획안을 토대로 2004년부터 추진에 나섰다. 지난해 4월 행정자치부 중앙투융사 심사에서 민간자본 조달을 조건으로 시비 출연사업 심의를 통과함으로써 10월 본예산에서 사업비를 책정한다.
이번 축제 예산 구성을 들여다보면 시비 7억원, 민간자본 21억5천만원에 달한다. 행사운영의 경우 주체는 인천시와 SBS, 주관은 공연기획사 (주)아이예스컴, 인천관광공사다.
이와관련 시는 이번 축제야말로 민·관 컨소시엄 출연방식으로 이루어진 첫번째 대규모 행사라고 강조한다.

또 시가 주체로 나선 이유에 대해 도시 브랜드를 높이기 위한 연례행사를 전제로 할 때 조기정착과 대외적인 신뢰도를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한다.
여기까지 재론의 여지는 없다.

지역사회가 관심을 두는 대목은 행사를 실제로 꾸리는 주체가 과연 누구인지, 또 어떤 태도를 갖고 준비하고 있는지에 주목한다. 실제로 인천에 앞서 이달초 중앙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페스티벌 ‘라인 업’을 공식 발표하기까지 이에 대한 논의 구조가 전혀 형성되지 않았다.

중장기종합발전계획 보고서(2003)에 따르면 일회성 공연이 아닌 인천의 대표적인 국제행사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페스티벌 관련조직을 상설화하고 과거 송도트라이포트 락 페스티벌 실패를 거울삼아 운영주체 선정을 신중히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즉 행사의 책임성을 확보하기 위해 주관을 외부 공연기획사에 위탁하기보다는 인천시 축제조직위원회 산하조직을 설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시 연구용역을 맡았던 해반문화사랑회측도 시가 락이라는 상품을 차용하는 과정에서 목표나 기대효과엔 주목하면서 추진방안에 대한 제안은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상문 해반문화사랑회 이사장은 “용역보고서가 나온후 지금까지 공론화 과정을 전혀 거치지 않다가 모든 틀을 확정한 후 개최임박 시점에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에서 문제점들이 도출된다”며 현재로선 성공적인 축제로 가기위한 지역내 목소리들을 전달할 소통 구조가 전혀 없는 것이 문제”라고 우려했다.

이어 “국내에서 유일하게 락 페스티벌을 성공적으로 끌고가는 부산의 경우 행사의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 기획사와 공동기획 대신 시가 전적으로 자체기획을 맡고 있다”며 “이를 위해 부산축제조직위원회에서 주관을 담당, 매년 백서와 시민 설문조사를 통해 이듬해 행사에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창수 인천학연구원 연구위원도 같은 지적을 한다. “7억이라는 재원을 투입했을 때 인천 지역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짚어보는 과정에서 대중예술의 발전, 지역 문화산업과 윈-윈 효과 등 다각적인 접근이 이루어지기 위해선 기획단계부터 참여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며 “지금이라도 (어떠한 형식이든) 추진위원회를 띄워 지역사회 제언을 받아들일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현식 인천문화재단 사무처장은 “지역에 밀착하는 축제와는 별도로 부산영화제나 경주엑스포 등 국내를 대표하는 페스티벌을 여는 것은 경쟁력이 있다”고 전제, “단 시가 이번처럼 예산작업을 마친 상태에서 꺼내놓을 것이 아니라 시 운영조례상 현존하는 범시민축제위원회를 활용, 의견 수렴과 창조적인 논쟁을 거쳐 모형을 만들어냈어야 한다”고 아쉬움이 표했다.

▲축제의 성공요인, 기획자의 자세

극단 십년후 최원영 대표는 축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일탈성 △신성성 △놀이성 △대동성 △장소성 등 5가지 요소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송도가 갖는 장소성에서는 우선 긍정한다. 국내외 유명 락커들을 데려와 단지 보여주기만 하는 것은 축제가 아니라 ‘공연’에 불과하므로 나머지 요소들은 부대행사속에 담아낼 것을 주문한다. 즉 자발적으로 와서 일탈성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장치를 만들어 낸다면 성공적인 축제로 갈 가능성이 많다고 진단한다.

이를 실현 할 수 있는 것은 다름아닌 기획자의 철학과 의지라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축제 기획자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파급을 얼마나 고려했는지가 관건”이라며 “공연기획사가 전적으로 축제를 만든다면 자칫 상업성만을 추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한 견제 장치로 그는 “문화예술인 등 전문집단의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정도에 있어서도 단순 참여가 아닌 ‘구체적인 개입’을 주문했다.

한가지 제안을 더한다. 축제를 평가할 때 단순히 몇만명이 모였는지 기초통계 수준의 잣대를 대입 할 것이 아니라, 찾아오게된 유형 경로분석을 통해 향후 발전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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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부터 진행까지 외부공연기획사가 전담>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인천을 대표하는 동시에 국제적으로 인지도 있는 축제를 개발하겠다는 인천시의 기획의지에서 출발했다.

시는 상당부분을 2003년 연구보고서 ‘인천 문화예술중장기 종합발전계획’의 효과와 목표를 차용한다. 이후 세계 3대 락 페스티벌로 꼽히는 일본 ‘후지 락 페스티벌’을 벤치마킹, 대규모 축제를 도출해 냈다.

행사 방향은 국내 유사 락 축제보다 최장 공연, 최고 수준, 최대 캠프장 운영 등 경쟁력 있는 축제 브랜드화 추진이다. 시는 금년 축제를 마친후 곧바로 상표등록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사업 형태는 민·관 컨소시엄으로 정했다. 민간 투자 리스크를 막는 한편 행사의 공신력을 높인다는 차원에서 일부 예산을 보조하면서 마케팅을 통한 수익창출을 이끌어내겠다는 구상에서다.

3개년 계획을 세웠다. 올해와 내년 행사정착기를 거쳐 2008년은 해외로 마케팅 영역을 확장하고, 2009년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행사로 나간 다는 것. 행사주체도 점차 민간쪽으로 비중을 강화, 2009년에는 시 보조금 지원을 종료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해 행사기획과 진행을 전적으로 민간 기획사에 맡겼다. 시는 홍보 등 외곽 지원을 담당한다.

시의 파트너로 선정된 곳은 (주)아이예스컴이라는 공연기획사다. 국내 유명 아티스트 공연과 공중파 방송국 공연, 월드컵 행사전담 등 대규모 공연을 대행해 오고 있다. 전신은 1999년 송도 락 페스티벌을 유치한 업체이기도 하다.

아이예스컴은 이번 행사를 위해 자체적으로 민간투자 27억5천여만원을 유치, 시의 파트너로 낙점됐다.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행사일정=7월28~31일까지 3박4일
▲장소=송도 유원지 인근 9만평 대우자동차 부지
▲출연진=미국 영국 일본 호주 등 해외 유명아티스트 10개팀과 국내 인기 아티스트 25개팀 등 40개팀
▲행사장 구성=메인·보조무대와 DJ 테크노·힙합공간, 인터넷센터, 게임존, 인천시 홍보관, 한류문화체험관, 머드스포츠 및 길거리농구장, 첨단 IT체험관
▲티켓=1일권 8만원, 2일권 12만원, 3일권 1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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