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형 온열질환자 속출… 원도심 거주 참가자 거의 없어

연일 계속되고 있는 살인적인 폭염으로 고령자와 영‧유아는 물론 작업현장에서도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그들만의’ 골프대회가 열릴 예정이어서 빈축을 사고 있다.

기상청 국가기후센터 통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인천지역의 낮 최고 기온은 32.9℃를 기록했다.

올 들어 인천지역의 낮 최고 기온이 30℃를 넘은 것은 지난 15일 오후 4시경으로 이후 22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5.2℃에 이를 정도로 폭염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온열질환자의 수도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달 들어 22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 수는 2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12명)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이며, 올해 전체 온열질환자의 절반가량이 지난 한 주(15~21일) 동안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온열질환 발생 장소가 야외작업장, 논‧밭의 순으로 높아 생계형 질환의 심각성을 실감케 했다.

이처럼 살인적인 폭염으로 인해 현장에서 쓰러져 가는 작업자들이 속출하고 있는 데도 ‘제2회 인천시 중구청장배 골프대회’는 내달 8일 열릴 예정이다.

중구청장배 골프대회는 인천 중구체육회가 주최하고, 중구골프협회가 주관하는 대회다.

이미 참가 접수는 끝난 상태로 약 40팀에서 150여 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정대로라면 이날 중구청장은 대회의 시작을 알리는 시타를 한 후 시상식에도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구민화합’을 내세우며 열리는 이 대회를 통해 과연 구민들의 화합을 얼마나 기대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대회 플래카드가 걸려 있는 동인천역 인근 주민 A씨는 “아무리 저변이 넓어졌다고 해도 골프는 결국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스포츠라는 인식이 강하다”면서 “특히 요즘처럼 폭염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은 때라면 더욱 눈살이 찌푸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이 대회는 중구에 거주하거나 사업체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을 참가조건으로 내걸고 있으나 원도심보다는 영종 등 신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이 대부분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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