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그늘 / 유상용

먹물로 번지는 듯
스미는 산그늘이

계절의 앙금을
삭히다가 쓸어 내다가

모든 죄
그늘에 묻어 주고
용서하며
가려나.

적막을 더하는
외딴집의 흙벽에

몸을 틀어 갸우뚱한
문설주 넘는 노을

일생을 넘다든 문턱
산그늘이
지운다.

※유상용 시인은...
전남 장성 출생. 《현대시조》등단.
한국문인협회 이사, 중앙대 문학회 감사, 사비문학회 고문.
시조시집으로 '날개 달린 시간', '산그늘', '살며 생각하며', '새벽은 다시 온다' 등이 있음.
ysysi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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