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서구 자원봉사센터 후원회 부회장, 녹색어머니회 서구지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자원봉사로 잔뼈가 굵은 윤용현 할머니(77). 소년소녀가장과 저소득층 자녀, 장애인, 결식노인 등 소외된 이들을 위해 수 십 년 간 사심없이 일해온 윤 할머니는 서구지역에서 자원봉사에 관한 한 대모(代母)와도 같다.

그가 자신이 소속한 서구노인대학에 자원봉사팀을 구성하겠다고 나섰다.
보름 전쯤 노인대학에 출강한 지역의 한 인사가 강연을 열심히 하고 있는 마당에, 한 노인이 “뭐 주는 것도 없이…”라며 공공연히 말을 내뱉었는데 그 말이 할머니의 귀에서 떠나지 않았다.

할머니는 결국 “노인들도 대접받을 생각만 하지 말고 봉사를 실천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김상갑 노인회 서구지회장에게 자원봉사팀 구성을 논의했고, 한 자리에 있던 많은 노인들의 동의와 지원 약속을 얻어냈다.

할머니는 160명이 재학중인 노인대학의 자원봉사팀이 해야 할 일을 구상중인데, 우선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노인들을 찾아 도울 생각이다. “노인복지회관에서 해주는 식사는 누구나 와서 잘 먹지만, 박스를 주으러 다니는 정말 어려운 노인들은 제 시간에 오지 못해 밥도 제대로 못 얻어 먹습니다.”

이와 함께 할머니는 복지회관 공원에서 청소년과 대화도 나눌 수 있는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윤 할머니가 이렇듯 어렵지 않게 남을 위해 앞장설 수 있는 것은 ‘봉사활동’이 몸에 밴 때문이다. 그의 봉사단체 직함과 경력은 셀 수 없이 많다. 그는 지난 2003년 서구구민상을, 2000년에는 남다른 부부애와 자원봉사에 쏟은 공로로 인천시 모범부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할머니는 봉사활동은 집안 내력이라며 부모의 공으로 돌린다. 파주시 진동면 하포리가 고향인 할머니의 부친은 당시 장단군(현 파주군) 공무원으로 명절 때나 일제하 힘든 시절에 동네사람들에게 장국밥도 해먹이고 방도 얻어주었다.

윤 할머니는 요즘도 2~3일에 한번씩 파주에 들른다. 종중 땅에서 수확한 야채와 곡물들을 장애인 시설이나 소년소녀가장 등에게 무료로 배달하기 위해서다. 송정로기자 goodsong@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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