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에 관한 명상 / 박현자

태초에 그는 무엇이었을까
달뜨고 바람 불면 흔들리는
박꽃처럼 그렇게 여리기도 했을까
아주 먼 옛날부터
커다란 산이었다가
바위였다가
한 때는 원시인의 밥그릇
지금은 정원 귀퉁이서
혹은 거리 어디쯤에서
미천한 모양으로 살아 있을
돌.
태초에 그도 나처럼
작은 일에 서럽기도 했을까
굴러갈망정 절망하지 않는
야무진 목숨 하나
돌멩이.
 

※박현자 시인은…

경기 양평 출생. 인천문단 신인상 대상 수상(1992)
문예사조 신인상 수상(1995).
시집으로 '돌에 관한 명상(2005)'이 있음.
한국문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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