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학교 경제학과 김선종

수많은 복지정책들이 나오고 있지만 유일하게 느리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 바로 교통약자에 대한 복지정책이다. 특히 그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는 대중교통인, 버스에 관한 복지 정책은 거의 진행 되고 있지 않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물론 현재 교통약자를 위한 ‘저상버스’가 운행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저상버스 이용도는 매우 미약한 실정이다. 모든 버스가 저상버스가 아니라 일부 버스만 저상버스이고, 운행시간도 일정하지 않아서 많은 사람들이 저상버스를 원하는 대로 이용할 수가 없다. 

또한 휠체어 이용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저상버스의 리프트는 기계의 노후화, 버스기사 분들의 조작 미숙에 의해 효율적으로 운용되고 있지 않다. 나는 이 교통 복지에 대한 출발이 잘 안 되고 있는 이유가 우리들의 시선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노약자분들이 버스 계단을 오고 내릴 때, 우리에게 눈치를 준다. 여기서 우리는 손님뿐만 아니라 기사님도 포함이다. 휠체어 이용자가 저상버스 리프트를 타고 승하차를 할 때 또한 우리는 그들에게 눈치를 준다. 우리가 눈치를 주는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우리의 시간 때문이다. 그 몇 분, 몇 십초 안 되는 시간가지고 빨리 내리라 압박하듯 그들을 무언으로 재촉한다. 그리고 우리의 재촉에 그들은 발걸음을 돌린다.

실제로 내가 교통약자분들, 특히 휠체어 이용자들 몇 분과 인터뷰를 해 봤는데, 버스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가 사람들의 시선과, 미약한 복지 정책, 그로인한 현실에 대한 수긍이었다. 교통약자 분들이 체념을 하고 버스 이용하는 것을 꺼리고, 발걸음을 돌리기에 우리가 체감하는 저상버스의 필요성은 더더욱 감소하는 것이다.

노약자분들이 버스 계단을 힘겹게 오르고 앉는 데에 걸리는 시간, 휠체어 이용자분들이 저상버스 리프트를 타고 승하차 하는데 걸리는 시간, 우리는 이 시간들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 우리의 따가운 시선들이 그들을 더 궁지로 몰아넣고 있고, 그들의 당연한 권리 행사에 대해 눈치를 주고 있다.

우리가 그들에 대한 시선이 바뀔 때, 그 바뀐 시선이 그들을 향한 응원이 될 때, 그들에 대한 복지 문화가 발전의 한걸음을 내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선종(경희대학교 경제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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