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제2준설토 투기장 건설 등 난개발 원인 지적

수하암 저어새

천연기념물 저어새의 주요 번식지인 인천 수하암에서 올해 무분별한 난개발로 인해 번식이 어렵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인천 수하암은 2006년 처음 저어새 번식이 확인됐고 국내 6-7번째로 큰 번식지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올해는 번식을 하지 않아 '관광인천 해양인천'의 길이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28일 인천환경단체들은 영종도 제2준설토 투기장 건설등으로 인한 영향과 그 개연성 높다며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이하 해수청)은 원인규명과 대책마련을 시급히 마련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인천 환경단체들은 저어새 주요 번식지였던 인천 수하암에 올해는 저어새가 번식치 않아 해수청의 준설토 투기 등 무분별한 난개발이 원인이라며 원인규명과 환경친화적 개발 및 관광인천발전을 위한 다각적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인천환경단체들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던 저어새가 인천시의 무책임과 난개발로 저어새 번식지가 파괴되었다는 주장이다.

이는 인천환경단체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해수청은 ‘저어새 보호를 위해 준설토투기장을 환경친화적으로 건설할 계획’이라며 보도자료까지 발표했지만, 결국 준설토투기장 조성사업으로 저어새가 내쫓기고 만 것이라며. 올해 다시 수하암에서 번식을 하지 않는다면 향후 수하암에서 저어새가 더 이상 번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해수청은 명확한 원인규명과 함께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물새네트워크 이기섭 박사의 자료에 따르면, 영종도 주민에 의해 2006년 10쌍 이상 번식이 확인된 이후, 2009년 25쌍, 2011년 42쌍, 2016년 51쌍으로 매년 증가하다가 2017년 43쌍으로 번식수가 감소하였다.

수하암은 길이 70미터, 폭 25미터 크기로 번식 가능한 곳은 직경 13미터에 불과하지만 주변 갯벌이 넓고 갯골이 발달하여 번식지로 이용할 뿐만 아니라 만조 시 휴식지로 최대 200마리 이상이 이용하는 중요한 장소이다.

또한 육지부에서 1.3km 이상 이격되어 사람과 위협이 되는 야생동물(쥐, 수리부엉이, 너구리 등)의 접근이 어려워 저어새뿐만 아니라 노랑부리백로, 검은머리물떼새 등 물새들이 이용하는 곳이다.

2015년, 수하암 뒤편으로 보이는 준설토투기장 호안공사 모습

하지만 2013년 준설토 투기장 호안공사가 진행되면서 호안과 수하암의 거리는 불과 150m로 좁혀졌다. 호안에서 걸어서 수하암에 접근할 수 있게 됨으로써 수차례 사람들의 불필요한 입도, 저어새 번식에 위협이 되는 쥐, 큰부리까마귀 등의 유입, 공사차량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2017년 극에 달했다가 올해 결국 번식을 포기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에대해 이기섭 박사는, 2017년에는 번식을 예년처럼 하였으나 번식 실패, 포기가 많았고, 공사차량 이동, 특히 입도 방해가 많아 어미들의 스트레스가 심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수하암과 준설토투기장 위치도

올해에도, 지난달 2일 둥지를 틀고 번식을 준비했으나 뭔가에 놀라 4월 3일 포기했다가 4월 16일 다시 유입해 번식을 준비했지만 집쥐의 침입으로 4월 18일 번식을 완전히 포기한 뒤 5월 14일까지 돌아오지 않은 것이 환경단체들의 주장이다.

그러면서 환경단체들은 영종도제2준설토투기장 건설 추진 당시, 인천환경단체들은 갯벌을 매립하는 방식의 준설토투기장 건설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전면재검토를 촉구했다.

특히 수하암을 비롯한 갯벌이 사라진다면 저어새 등 세계적인 멸종위기조류의 생존에 위협을 끼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2013년 4월 30일, 수하암과 사업지구 외측 호안 150m 이격 조성, 습지생태공원 및 완충녹지 조성 등을 조건으로 사업이 승인됐다.

시민단체는 저어새가 수하암에서의 번식을 포기한 상황을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준설토투기장 건설이 저어새 생존을 위협할 것이라는 그동안의 우려가 사실로 증명된 것이라며 해수청과 인천시의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또한, 해수청은 저어새가 번식을 포기한 원인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고, 시급하게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인천시 또한 저어새 탐조활동을 중심으로 철새생태관광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이 사태를 심각히 받아들이고 인천갯벌보전 및 복원정책을 통한 철새보호방안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동안 인천은 세계최대규모 수도권쓰레기매립지, 송도・청라・영종경제자유구역 건설 등으로 수많은 갯벌이 매립되었다. 여기에 더해 현재 영종도와 영종도 준설토 투기장 사이 갯벌을 매립하는 영종2지구 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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