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북미정상회담 취소 입장을 전격적으로 밝히면서 한반도 평화를 향한 시계가 숨가쁘게 흐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취소 발표 후 문재인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 긴급회의를 소집해 대책 마련에 나섰고, 북한은 미국측에 재고할 시간을 준다는 입장을 밝혔다.

각국 정상들도 북미회담 취소 소식에 한목소리로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성사에 대한 여지를 남겨놓으면서 향후 한반도를 둘러싼 각 국의 외교 전쟁이 주목된다.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와 관련해 25일 “우리는 항상 대범하고 열린 마음으로 미국측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은 이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위임’을 받은 담화를 통해 “조선반도와 인류의 평화와 안정을 위하여 모든 것을 다하려는 우리의 목표와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며 미국과의 대화를 이어갈 의지가 있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앞으로 보낸 공개 서한을 통해 “북한의 최근 발언에 나타난 엄청난 분노와 공개적 적대감에 기반해 지금 시점에서 오랫동안 계획돼 온 이 회담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회담과 관련해 마음을 바꾸게 된다면 부디 주저 말고 내게 전화하거나 편지해달라”고 김 위원장에게 밝히면서 회담의 여지를 남겨뒀다.

이에 대해 김 제1부상은 “조미(북미)수뇌상봉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표명이 조선반도는 물론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바라는 인류의 염원에 부합되지 않는 결정”이라며 “‘커다란 분노와 노골적인 적대감'이라는 것은 사실 조미(북미)수뇌상봉을 앞두고 일방적인 핵 폐기를 압박해온 미국 측의 지나친 언행이 불러온 반발에 지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어 “일방적으로 회담취소를 발표한 것은 우리로서는 뜻밖의 일이며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한가지씩이라도 단계별로 해결해나간다면 지금보다 관계가 좋아지면 좋아졌지 더 나빠지기야 하겠는가 하는 것쯤은 미국도 깊이 숙고해보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이후 청와대 관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 긴급회의를 진행한 후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된 6월 12일에 열리지 않게된 데 대해 당혹스럽고 매우 유감”이라면서도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는 포기할 수도, 미룰 수도 없는 역사적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온 당사자들의 진심은 변하지 않았다. 지금의 소통방식으로는 민감하고 어려운 외교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면서 “정상 간 보다 직접적이고 긴밀한 대화로 해결해 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각국 정상들도 북미정상회담 취소와 관련해 안타까워했다.

홍콩의 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북미정상회담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아 실망스럽다”며 “우리는 한반도에서 핵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으로 없어져야 한다는데 동의한다. 파트너들과 이 목표를 향해 계속해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 취소에도 핵확산 방지 절차는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대화가 재개돼 만남이 이뤄지기를 희망한다”면서 “김정은 위원장은 그가 약속한 것들을 다 실행했고, 대화가 재개되고 회담이 성사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은 “북미가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한 탈출구를 다시 찾기 바란다”며 “북미정상회담이 취소된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인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