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여년 간 남북관계 악화에도 변함없는 남북교류
7월 평양서 ‘제4회 아리스포츠컵 국제 유소년 축구대회’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이 2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전세계의 눈과 귀가 한반도에 쏠리고 있다.

23일 한국을 비롯해 美·英·中·러시아 취재단이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 취재차 북한을 방문하고, 문재인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북미정상회담의 성사를 위한 조정자 역할을 했다.

북한과 미국이 ‘체제보장’과 ‘핵폐기 일괄타결’을 각각 주장하며 기싸움을 벌이고 있지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러한 한반도 평화 기류는 생각하지 못했다.

▶남북 평화 기류에 체육교류가 큰 역할

한반도 평화 무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신년사를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시사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현송월 단장을 필두로 북한 예술단이 평창 올림픽 공연 장소 사전 점검차 한국을 방문하고, 평창 동계올림픽에 총 5개 종목 46명 규모의 선수단 참가, 남·북한 선수단 개회식 공동입장, 여자 아이스하키 종목 단일팀을 구성하는 등 얼어있던 남북관계를 녹이는 물꼬를 텃다.

최근 전 세계가 주목하는 한반도 평화에 체육교류가 큰 역할을 한 것이다. 민간 영역에서도 지난 10여년 간 꾸준히 체육교류를 이어가고 있는 단체가 있다. (사)남북체육교류협회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2006년에 설립된 남북체육교류협회는 매년 남북 유소년 축구 정기교류전을 진행하며 대북 신뢰를 구축했다.

협회는 2006년부터 2008년까지 매년 2번씩 남한 선수단을 6번 평양대회에 참가시키고, 같은 기간 북한 선수단을 4번 남한 대회에 참가시켰다.

2009년부터 남북 관계가 악화되면서 남북 도시에서 남북 축구를 할 수 없게 되자 장소를 중국으로 돌려 쿤밍·하이난·광저우·성도 등에서 2015년까지 7년 동안 ‘남북 유소년 축구 정기교류전’을 중단하지 않고 이어 나갔다.

▶인천, 남북체육교류협 중심에 있었다

시상식. 4.25체육단과 김경성 이사장

서해5도와 강화 등 북한과 접경지역을 두고 있는 인천은 남북체육교류협회 활동 초기 그 중심에 있었다. 하지만 정부 정책 기류에 따르는 인천시장으로 인천의 남북체육교류는 멀어졌다.

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 이사장은 “2007년 말 안상수 전 인천시장 당시 인천유나이티드 소속 경기를 추진하는 등 남북 교류를 시작해 송영길 전 시장 때 확대 발전시켰다”며 “하지만 유정복 시장에게 체육교류 정착을 제안했지만 박근혜 정부와 정책이 같았던 유 시장은 추진하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정부의 뒷받침 없이 2011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인천평화컵 국제유소년축구대회’에 북한은 매년 참가했고, 이 대회를 통해 남북축구교류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왔다”며 “또 중국 기업과 합작해 ‘단둥축구화공장’을 설립하고, 북한 기술자를 고용, 수제축구화를 생산하는 남북협력사업의 성과도 이뤘다”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김경성 이사장은 북측의 신뢰를 얻었고, 북에서는 스포츠발전의 공로를 인정해 평양 능라도 5.1경기장 인근에 ‘김경성 체육인초대소’를 건설했다.

▶한반도 평화 기류 타고 스포츠교류 확대될 것

남북체육교류협회의 주도로 오는 7월 평양에서 남·북한 각팀이 참가하는 ‘제4회 아리스포츠컵 국제 유소년 축구대회’가 추진되고 있다.

이 대회에는 남·북한 각각 2개 팀, 유럽 2개 팀, 중국과 우즈베키스탄 각각 1개팀 등 6개국 총 8개팀이 참가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해 12월 19일 북한 중신 가려택국제체육훈련기지 주 경기장에서 ‘제3회 아리스포츠컵 국제 유소년 축구대회’가 열렸다. 선수단과 대회조직위 관계자, 정치인 등 230여 명이 참가했다.

김경성 위원장은 “개성공단이 문 닫은 2016년 한해만 남북체육교류를 하지 못했지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았다”면서 “남북관계가 좋아져서 앞으로 체육교류가 더 확대되고 규모도 커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인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