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8.5.25 금 18:33
2006년 5월 일간신문 창간 -> 2016년 11월 인터넷종합일간지 및 주간지 재창간
상단여백
HOME 라이프 인천시인의 향기를 찾아서
나목 / 최일화인천신문-한국문인협회 인천지부 공동기획

나목 / 최일화

낙엽이 울긋불긋 저 혼자 낙엽이 된 것은 아니다. 햇빛 없이 바람도 없이 여름내 푸르던 잎사귀가 어느날 저 혼자 붉은 낙엽이 된 것은 아니다. 나뭇가지에 파릇파릇 싹이 돋던 일이 나무 혼자 해낸 일 아니듯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일이 나무 혼자 해낸 일 아니듯이 저 떨어지는 낙엽이 저 홀로 낙엽 되어 울긋불긋 흩날리는 것은 아니다. 고양이가 오줌을 지리고 가고 새가 날아와 노래의 흔적을 남기고 가고 이웃 나무의 잎사귀와 함께 나란히 햇빛을 쬐고 가뭄에 사이좋게 샘물을 나눠 마시며 낙엽은 낙엽이 되기 전 오래 낙엽의 길을 걸어 왔다. 해와 달의 움직임에 맞추어 꽃과 열매를 키워내고 키운 꽃과 열매를 다시 꽃과 열매의 길로 보내고 이제 잎사귀마저 잎사귀의 길로 보내고 있는 나무, 나무는 비로소 조용히 나목으로 있고 싶은 것이다.

※최일화 시인은...

1985년 시집 '우리 사랑이 성숙하는 날까지'로 등단.
1986년 무크지 '현장문학'에 '양초를 찾다가' 등 2편 발표.
시집 '소래갯벌공원' '시간의 빛깔' '그의 노래' 외 다수.
2013년 인천문학상 수상.

 

인천신문  webmaster@incheonnewspaper.com

<저작권자 © 인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천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인천시 남동구 논고개로 77 에코타워 BD 503호  |  대표전화 : 032-833-0088  |  팩스 : 032-833-0014  |  사업자등록번호 : 771-88-00584
등록번호 : 인천 아 01279  |  등록일 : 2016.10.26  |  발행·편집인 : 남익희  |  편집국장 : 김남주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종범
Copyright © 2018 인천신문. All rights reserved.  icnp@incheonnewspaper.com

NDsoft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