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 인천시립무용단에 와서 올린 첫 기획무대가 20년동안 예술감독과 단원들이 일군 춤을 한자리에서 선보이는 것이었습니다. 그후 5년동안 한해 한해 쌓은 창작들을 정리한 무대가 이번 공연입니다. 창단 25년이라는 싯점에서 또 다른 25주년을 맞기 위한 ‘정리’라고 할 수 있죠.”
한명옥 인천시립무용단 예술감독은 25주년 정기공연이라는 타이틀을 붙인만큼 많은 숙고를 했다고 운을 뗀다.

무용단을 이끌어온 지난 5년간 줄 곧 작품에 천착해온 것이 ‘하늘, 땅, 바다’. 인천의 정체성을 녹인 작품을 만들기 위해 매년 내용의 확장을 시도해왔다.

미추홀에 뿌리를 둔 ‘미추홀-생명의 땅’에서 출발했다. 바다를 이미지화 한 ‘월인천강지곡’, 인천의 시조 두루미에서 이미지를 차용한 ‘새 굿’, 마지막이 인간의 마음과 영혼속에 핀 꽃을 그린 ‘미륵의 꽃’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네작품의 엑기스를 뽑았다. 갈라 공연이라는 설명을 붙였지만, 새로 작품을 짰다.

“지난 시간을 돌아봤을 때 흐른시간만큼 성숙된 시선을 반영할 것인가, 당시 표현을 그대로 취할 것인가 고민이 많았습니다. 갈라 형식이라는 옷을 입혔지만 또 하나의 독립된 작품으로 표현되기를 바라고 만들었습니다.”

‘미인도’라고 붙인 제목이 의외적이다. 한 감독 설명이 이렇다. “화첩속에 담긴 오래된, 그리고 아름다운 작품을 하나하나 꺼내본다는 의미에서 다소 예외적인 이름을 골랐습니다. 그동안 시립무용단 공연에 대해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하고, 들리지 않는 것을 들으려하고, 잡히지 않는 것을 잡으려 열정으로 와준 관객들에게 선물하고픈 바람을 담았습니다.”

각기 다른 작품을 녹이는 노력은 무대 설치에도 고스란히 녹아 있다. 입체라는 방식으로 땅과 바다와 하늘을 재현해 냈다.
프롤로그에 이어 아홉 무대를 엮었다. 총 1시간15분에 이르는 창작공연이 탄생한 것이다.

‘새굿’의 첫 장면 굿당을 1장에 배치했다. 당골이 혼을 부르다 새가 돼 바람의 기억속으로 사라지는 장면을 표현한 작품이다.
“해외공연에서 독립된 소품으로 선보이곤 했는데 매번 충격적인 작품으로 평가를 받았습니다. 가장 한국적인 작품이기에 오히려 더 더욱 큰 호응을 얻어낼 수 있었지요”

‘미추홀-생명의 땅’에서 선보인 ‘땅을 위한 진혼곡’은 ‘명(冥)’으로 갈아입었다. 전통춤 살풀이를 군무로 접목,새로운 춤을 만들어냈다.

“때론 남자무용수들의 역동성으로, 때론 섬세한 움직임들로 감동을 엮어갑니다. 하이라이트는 여성 군무의 힘이죠. 관객들에게 벅찬 감격을 선사할 겁니다.” 자신감을 전하는 한 감독이다.

9일 오후 7시30분, 10일 오후 4시 인천종합문예회관 대공연장을 채운다. 1만원, 5천원. ☎(032)438-7774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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