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역사에 아직도 식당에서 졸업식하는 학교...안타까울 뿐입니다”

“봉사는 마음으로 하는 것”

권명숙 동인천중학교 운영위원장은 이 말을 가슴에 새기고 있다. 예전에 딸과 함께 요양원에서 봉사활동을 한 후 딸이 한 말이다. 권 위원장은 딸이 변하는 모습을 보며 동인천중학교 학생들에게도 같은 경험을 하도록 하고 싶은 생각을 항상 품고 있다.

권 위원장은 학교운영위원장만 7년을 한 베테랑이다. 그는 오는 4월 임기가 끝난다. 식당에서 열렸던 졸업식을 본 그는 학교 강당을 설립해 아이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대 바람이다.

학교와 학부모 사이의 다리 역할을 강조하는 권 위원장은 지난 1년 동안 그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28일 동인천중학교에서 만난 권 위원장은 아이들만 생각했다. 그는 뛰어난 아이들이 많은 동인천중학교의 발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다음은 권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학교운영위원장이 된 계기는 무엇인가.

▶딸 아이가 초등학교 다닐 때 우연하게 녹색어머니회 회장을 맡게 됐다. 이후 인천시연합회장을 거쳐 올해로 7년째 학교운영위원장을 하고 있다. 학교운영위원회는 학부모와 학교의 다리다. 양쪽의 의견을 수렴해 소통하고 원활한 학교 운영을 뒤에서 도와주는 일에 보람을 느끼게 됐다.

-동인천중학교에서 약 1년간 학교운영위원장직을 수행했는데 기억에 남는 일과 어려운 점은.

▶처음 동인천중학교에 왔을 때 낙후된 학교 시설에 깜짝 놀랐다. 계단을 올라가는 데 귀신 나오는 곳인 줄 알았다. 지금은 도색을 해 조금 나아졌지만 아직도 할 일이 많다.

학부모회와 운영위원회 사이가 안 좋은 학교가 많다. 법적단체인 운영위와 그냥 단체인 학부모회가 기싸움을 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학교는 사이가 좋다. 내가 운영위원장을 맡으면서 모든 일을 학부모회와 공유하기 위해 노력했다. 같은 학부모라는 생각이 함께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다.

그리고 교장선생님과 선생님들이 모두 잘 도와 주셔서 어려운 점은 없다.

-운영위원장으로서 꼭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딸이 초등학생 일 때 함께 요양원에 봉사를 다녔다. 이후 딸이 ‘봉사는 마음으로 하는 것 같다’라는 말을 해 마음에 계속 남는다.

보따리를 들고 가는 어르신들을 보면 달려가 들어드리는 딸의 모습에 느낀 점이 많다. 동인천중학교 아이들에게 같은 경험을 하게 하고 싶다.

또 학교 시설이 많이 낡았다. 동인천중학교가 이 자리에서만 45년 됐다. 그런데 아직 강당도 없는 실정이다.

강당이 없어 이번 졸업식도 학교 식당에서 식탁을 한쪽으로 치우고 했다. 식당이 좁은 탓에 추운 날씨에 학부모들은 밖에서 벌벌 떨면서 졸업식을 지켜봐야했다.

다행이 교육부에서 강당 설립 허가 승인이 됐다. 시교육청에서 아이들을 위해 좋은 방향으로 결정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은.

▶동인천중학교가 예전에는 멋있는 학교였다. 역사도 깊다. 시설부터 많이 열악한 것이 사실이다. 10년 전에는 학교 같지 않다는 얘기도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동인천중학교에 희망이 보인다. 먼저 교장선생님이 열정적이다. 그리고 정말 착하고 모든 일에 적극적인 아이들과 최선을 다하는 선생님들이 학교발전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임팩트 있는 학교, 모든 학생이 오고 싶어하는 학교가 됐으면 한다.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모든 부분에서 ‘역시 동인천중이다’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학교로 발전했으면 한다.

아이들의 잠재력과 능력이 많다. 올해는 전국으로, 세계로 뻗어나가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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