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현 남동구청장이 지역 문화발전 역할을 담당하는 남동문화원을 탄압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장 구청장이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향후 검찰의 판단이 주목된다.

인천논현경찰서는 직권을 남용해 남동문화원을 탄압한 혐의로 지난 1일 장석현 구청장을 인천지방검찰청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20일 밝혔다.

논현서는 소래아트홀 임대계약 거부와 지원금 삭감 과정에 권한을 초과한 구청장 지시가 있던 것으로 판단했다.

앞서 남동문화원은 장 구청장이 문화원을 탄압했다며 지난해 10월 20일 인천지방검찰청에 고소했고, 논현경찰서는 장 구청장과 해당 공무원들을 수차례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남동문화원은 기존의 남동문화원장을 몰아내기 위해 장 구청장이 2014년 당선된 이듬해인 2015년부터 탄압을 시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남동문화원에 따르면 장 구청장의 사무실 이전 종용으로 2년간의 무상임대 계약을 맺고 현재의 남동소래아트홀로 옮겼지만 계약이 끝나는 해인 2016년 말 계약 연장을 거부하며 문화원의 퇴거를 요구했다.

남동문화원이 자리를 비우지 않자 장 구청장은 더 나아가 지난해 7월 남동구도시관리공단을 통해 건물명도소송을 신청했고, 남동문화원은 입지가 불안한 상태로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또 장 구청장은 사무국 직원의 인건비를 지급하지 않은 혐의도 받고 있다.

‘남동구 문화원 지원 및 육성에 대한 조례 및 운영(보수)’규정에 따라 사무국장 인건비는 시비 및 구비에서, 직원 인건비는 전액 구비에서 지원해 왔다.

하지만 장 구청장은 2016년 문화원 직원 3명 가운데 2명의 인건비만 지급했고, 2017년부터는 3명 모두의 인건비를 지급하지 않았다.

남동문화원은 또 한국문화원연합회 사업비로 2011년부터 운영하던 어르신합창단인 하늘빛콰이어를 남동구가 직접 관리하겠다고 요청해 2015년 8월 남동구로 이관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16년 1월 남동구는 다시 문화원에서 관리하도록 지시해 문화원이 맡게 됐다.

이후 남동구는 2017년 하늘빛콰이어 운영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단원들이 사비를 모아 반주자 및 강사의 인건비를 지급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단원들의 민원이 빗발치자 남동구는 2017년 5월 보조금 일부 600여만 원을 지급했다.

장 구청장은 남동문화원이 주관하던 사업들에 대해 보조금을 축소하거나 비슷한 시기에 다른 단체로 이관한 혐의도 받고 있다.

남동구 대표 축제인 소래포구축제는 남동문화원이 2005년부터 2014년까지 10년간 주관했다. 하지만 2015년부터는 남동구도시관리공단으로 이관시켰다.

마찬가지로 남동문화원이 주관하던 남동문화예술제도 2015년부터 예술인단체인 남동구문화예술회로 이관됐고, 남동구풍물단은 2015년 9월부터 남동구에서 직접 운영하기 시작했다.

시비로 운영하는 문화탐방프로그램 등의 지원금도 400여만 원씩 지원하던 것을 2015년과 2016년 100만 원씩으로 줄여 지급하다가 2017년에는 지원금을 모두 삭감했다.

신홍순 남동문화원 원장은 “장 구청장이 자기 사람을 문화원장 자리에 않히려고 의도적으로 탄압한 것”이라며 “문화원이나 문화원장이 잘못한 것이 있었으면 감사를 받았거나 지적사항이 있었을텐데 그런 내용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용희 전 원장이 장 구청장을 찾아가 대화를 하려고 하면 장 구청장은 문화원이나 문화원장이 잘못한 것은 없고 (원장이) 물러나기만 하면 사업도 직원급여도 해결해주겠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고 강조했다.

장 구청장은 모든 혐의에 대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동구청 관계자는 “모든 것은 사법당국에서 판단할 문제”라며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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