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반입 또 확인...토양 오염에 멀어지는 드림파크의 미래

폐비닐, 플라스틱 등 가연성 폐기물 상차 장면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인천시 서구 수도권매립지의 가연성폐기물 불법반입이 또다시 사실로 확인됐다.

취재 결과 소각해야 할 폐기물과 혼합하는 일명 ‘비빔밥’ 형태의 불법반입에 더해 가연성폐기물을 밑에 까는 일명 ‘덮밥’ 형태의 방법까지 동원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순수한 매립용 폐기물에 30% 이하의 가연성폐기물이 섞여도 반입이 가능하다보니 인위적으로 섞는 장면도 포착됐다.

이는 비싼 소각비용보다 매립지 반입수수료만 내면 된다는 그릇된 인식이 불법으로 이어지고 있으나 어느 누구도 관심조차 없는 모양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드림파크로 만들겠다던 관계당국의 약속은 사실상 물 건너가고 토양오염만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을 면키 어렵게 됐다. 

이에 따라 인천신문 취재진은 현장 영상 취재를 바탕으로 무엇이 문제인지 3회에 걸쳐 진단해 봤다. <편집자 주>

▶상(上) - 반입 실태

재활용이 가능하거나 소각장으로 가야할 폐기물들이 매립장으로 수송되는 현장이 포착됐다. 관계기관의 허술한 관리·감독이 불법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6일 오전 찾은 서울 강서구의 한 건설폐기물 수집·운반업체 임시 보관장. 산더미처럼 쌓인 건설폐기물 틈에서 굴삭기가 거센 바람을 가르며 쉴새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굴삭기는 한데 모여 있는 건설폐기물을 폐비닐ㆍ플라스틱 등의 가연성 폐기물과 흙ㆍ벽돌 등의 불연성 폐기물로 나누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어느 정도 구분되자 굴삭기는 먼저 가연성 쓰레기를 대기하고 있는 덤프트럭에 수 차례 퍼 날랐다. 이어 다른쪽에 있는 불연성폐기물을 트럭에 실려 있는 가연성폐기물 위에 쏟아냈다. 일명 ‘덮밥’을 만드는 것이다.

건설폐기물을 가득채운 트럭이 나가자 대기 중이던 다른 트럭이 폐기물을 싣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이전 트럭과 다르게 불연성 폐기물로 채워졌다. 뒤 이어 보관장에 들어온 또 다른 트럭에는 앞서 행해진 ‘덮밥’의 방법이 이뤄졌다.

마지막 차량이 폐기물을 채우고 보관장을 나서자 기다리고 있던 앞선 2대의 차량과 함께 익숙한 듯 줄지어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로 향했다.

가연성폐기물 '덮밥’을 싣고 수도권매립지를 진입하는 차량

일사분란하게 40여분 동안 이동한 3대의 차량은 매립지로 들어갔고, 약 30~40분 후 폐기물을 쏟아내고 매립지를 나와 서울의 본래 보관장으로 향했다.

이 보관장에서는 트럭 3대가 한조를 이뤄 움직였다. 이들 차량들은 하루 3~4차례 폐기물을 수도권매립지로 반출했다.

앞서 이 보관장에서는 지난달 29일에도 이 같은 방법으로 가연성폐기물을 혼합 반출했다.

이날도 서울 오류동과 강서구의 건설폐기물 집하장에서는 불연성폐기물과 가연성폐기물을 부숴 인위적으로 섞은 ‘비빔밥’으로 만든 후 상차해 반출했다.

이들 차량은 이 같은 폐기물을 매립지에 버린 후 빈차로 매립지를 빠져 나오고 있었다.

수도권매립지에서 '가연성폐기물 덮밥'을 내리고 나오는 차량

SL공사 관계자는 “감시원들이 육안으로 검사해 규정에 따라 가연성폐기물 혼합 비율로 벌금 부과 및 반출 등을 하고 있다”며 “규정대로 최대한 지키고 있어 문제될 것 없다”고 말했다.

정재식 기자 jesik123@incheonnewspaper.com
이종범 기자 jblee@incheonnewspap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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