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앞두고 안건 없는 ‘만찬’ 형식으로 진행…비난 자초

새해 들어 처음 열린 인천지역 자치단체장 정례회의를 놓고 뒷말이 많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이번 회의가 ‘만찬’ 성격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회의시간과 장소도 도마에 올랐다.

인천시는 지난달 31일 남구 숭의동 S가든에서 ‘2018년 1분기 군수·구청장 정례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는 유 시장의 군·구 연두방문에 적극 협조해준 군·구에 ‘보답’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자치단체들이 업무시간에 시청도 아닌 외부 식당에서 비싼 음식을 놓고 혈세를 낭비하는 상황은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다.

1일 시에 따르면 시 자치행정과 주관으로 마련된 이 자리에는 유정복 시장과 김홍섭 중구청장, 장석현 남동구청장 등 군수‧구청장 9명과 각 실국장 등 10여 명이 참석했다.

홍미영 부평구청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군수‧구청장 월례회의는 매년 분기별로 식당에서 열린다. 회의에서는 시가 협조를 바라는 내용을 군‧구에 전달하고, 군·구의 건의 사항을 받는 식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이날 회의는 내용도 없이 만찬만 강조되며 이전 회의와 달랐다.

예정됐던 오후 5시보다 30분 늦게 시작된 회의에는 1인분에 4만 원 상당의 한우등심과 약간의 술들이 식탁에 올라왔다.

여기에 시장을 비롯한 군수·구청장과 함께 온 20여 명의 수행원들은 다른 자리에서 식사를 했다.

이날 회의는 여느 월례회의와 다르게 특별한 내용은 오가지 않았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 시장이 각 군·구 구청장과 미리 갖는 송별회를 방불케 했다.

회의는 시작한지 약 1시간이 지난 오후 6시 25분에 끝났다.

문제는 회의가 근무시간인 오후 5시로 통보됐다는 점이다. 강화에서 회의 장소까지 대략 2시간이 소요된다고 볼 때 3시에는 출발해야 한다. 최소 3시간의 근무시간을 허투루 보내야 하는 셈이다.

다른 참석인사들도 이동거리를 감안할 때 대부분이 2시간 상당의 업무시간을 허비했다는 지적이다.

시 관계자는 “각 군·구 연두방문을 30일에 끝마치고 준비 협조를 잘 해준 군·구에 ‘감사’차원으로 정례회의를 추진했다”며 “만찬 형식의 이날 회의에서 특별한 내용은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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