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공단 내 인도 ‘대형 주차장’ 변해…‘주행용’ 단속 한계

인천 남동공단 내 인도가 대형 주차장으로 변했다. 남동구가 인도의 불법 주·정차 단속을 형식적으로 하는 사이 도로 양쪽 수 km는 불법 주·정차들로 가득 찼다.

시민들은 도로로 내몰리며 위험천만한 곡예를 하고, 지역 상인들은 이들 차량을 광고판으로 이용하고 있다.

29일 인천 남동구 남동공단 내 청능대로 인도에는 일주일 전과 변함없이 불법 주차된 차들로 가득 찼다. 추운날씨에 몸을 움추린 시민들은 인도에 주차된 차를 피해 ‘갈 지(之)’자를 그리며 줄타기 하듯 걸어갔다.

청능대로(389-393)는 왕복 5~6차로다. 양쪽 방향 끝단 약 3~4m 넓이의 인도를 가득 메운 불법 주·정차들은 수 km 이어지며 주차장으로 변한지 오래다.

이들 차량들은 인도에서 조그마한 틈만 있으면 차를 끼워 넣었고, 시민은 이리저리 차를 피하거나 결국 도로로 밀려났다.

남동구에 따르면 지난해 남동구에서 단속된 불법 주·정차 건수는 총 7만7천481건이다. 단속 유형별로 고정형 CCTV 2만5천36건, 차량위 카메라를 설치해 단속하는 주행형 2만1천257건, 직접 단속 3만862건이다.

이 가운데 남동공단에서는 3천200여 건이 적발됐다. 남동공단에서의 불법 주·정차 단속은 주행형으로 하고 있다.

문제는 주행형 단속시 인도의 불법 주·정차 차량 넘버를 카메라에 담기 어렵다는 것이다.

청능대로 인도와 도로 사이에는 약 1m 높이의 쥐똥나무가 가로막고 있다. 쥐똥 나무 옆으로 넓이 1m 가량의 자전거 도로가 이어져 있다. 그 옆에는 또 화단이 자리하고 있다.

단속 차량을 인도쪽으로 가깝게 붙인다 해도 각도상 인도에 있는 불법 주·정차 번호판을 찍기에는 무리가 있다.

또 구가 불법 주정차량 단속을 허술하게 하고 있는 동안 지역 상인들은 주차된 차량마다 전단지를 붙이며 광고판으로 이용하는 부지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인도에 세워진 수백대의 차량들 앞 유리창에는 업체를 홍보하는 전단지가 각각 붙어 있었다.

불법 주·정차 단속 과태료는 승용차 4만 원, 4t 이상 차량 또는 승합차는 5만 원이다.

구 관계자는 “남동공단 내 주차 단속은 민원 단속과 계획 단속을 함께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하고 있다”며 “교통 흐름과 물류에 지장이 없도록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동공단에는 공장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지만 주차 시설은 조성되지 않아 항상 주차난에 허덕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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