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일주일 연기된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두 번째 예비소집일인 22일 인천 논현고등학교는 한산했다.

지난 15일 예비소집일과는 다르게 시험장을 찾는 수험생들은 눈에 띄게 줄었다. 수험생들은 쌀쌀한 날씨에도 하나 둘 모여 일주일 전과 달라진 시험 장소를 확인했다.

이날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유례없는 수능 연기에 대해 “당황했다”고 입을 모았다.

재수생인 박도혜(구월동·20)양은 “정부의 수능 연기 발표를 접하고 몹시 허탈했다”며 “일주일 동안 컨디션 조절은 따로 하지 않았다. 가족들과 시간도 보내며 마음을 안정시키는데 집중했다”고 토로했다.

재학생인 김은정(연수여고)양은 “컨디션 조절을 수능 일에 맞춰 해 놓았는데 연기됐을 때는 몹시 당황했다”면서도 “일주일 동안 조급한 마음을 다스리며 편안하게 공부하면서 준비했다”고 말했다.

또 엄마와 함께 시험장을 한 수험생은 지난 일주일의 시간이 힘들었는지 “부담스럽다”며 시험장 교실만 확인하고 도망치듯 학교를 빠져 나가기도 했다.

김기춘 논현고 교감은 “지진으로 인한 수능의 연기는 잘한 결정”이라면서도 “그로 인한 재수생과 재학생의 입장은 차이가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재학생은 일주일 동안 학교에서 컨디션 조절과 마무리 공부 등 관리·통제할 수 있었지만 재수생은 혼자 해야 했기 때문에 더 힘들었을 것”이라며 “모든 수험생들이 그동안 고생한 만큼 좋은 성적을 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23일 인천에서는 50개 시험장에서 재학생 2만3천650명과 졸업생 6천323명, 검정고시 573명 등 총 3만546명이 수능 시험을 치를 예정이다.

지진으로 연기된 이번 수능에서는 ‘지진 대처 단계별 행동 요령’ 등 상황 대처 가이드라인이 수험생과 감독관에게 교육됐다.

가 단계인 ‘진동이 느껴지나 경미한 상황’에서는 중단 없이 시험이 계속되고, 나 단계인 ‘진동이 느껴지나 안전성이 위협받지 않는 수준’에는 시험을 일시 중지하고 안전에 문제가 없는 경우 시험이 재개된다.

또 다 단계인 ‘진동이 크고 실질적인 피해가 우려되는 수준’에서는 시험 중단 후 상황을 파악하고 교실 밖으로 대피해야 한다.

특히 올해부터 결제기능(전자칩 포험)이 있는 시계가 시험장 반입 금지 물품에 포함되면서 수험생들은 반입 금지 물품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시험장 반입 금지 물품은 휴대전화, 스마트기기(스마트 워치 등), 디지털 카메라, 전자사전, MP3 플레이어, 카메라펜, 전자계산기, 라디오, 휴대용 미디어 플레이어, 결제기능(전자칩 포함)·통신기능(블루투스 등) 또는 전자식 화면표시기(LED 등)가 있는 (교통)시계 등 모든 전자기기이다.

또 휴대하거나 사용해서는 안되는 물품은 투명종이(일명 기름종이), 연습장, 개인 샤프, 예비마킹용 플러스펜 등이 있다.

휴대가 가능한 시계는 화면표시기 및 결제기능과 통신기능이 없는 아날로그 시계이며, 신분증, 수험표 등과 함께 책상위에 올려놓아야 한다.

수험생들은 시험 당일 수험표와 신분증을 반드시 지참하고 8시 10분까지 입실해야 하며 시험 시간은 오전 8시 40분부터 오후 5시 40분까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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