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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맹정음과 인천

인천 강화 출신의 송암(松庵) 박두성(朴斗星)이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한글 점자를 창안한 것은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해 반포한 지 약 500여 년이 흐른 1926년 11월 4일이었다.

이 점자를 ‘맹인(盲人)을 가르치는 바른소리’라는 뜻의 ‘훈맹정음(訓盲正音)’이라고 했다.

박두성은 시각장애인에게 ‘제2의 세종대왕’이라 칭송받고 있다.

그가 창안한 한글 점자 훈맹정음은 시각장애인에게 세상의 한 면을 열어준 매개체였다.

박두성은 1888년 4월 26일 강화에서 박기만의 6남 3녀 중 맏이로 태어났다. 그는 1906년 한성사범학교를 졸업하고 같은 해 어의동보통학교 교사가 됐다.

1913년 제생원(濟生院)에 맹아부(현 국립 서울맹학교)가 설치됐고, 같은 해 그가 맹아부 교사로 부임해 시각 장애인 교육을 시작했다.

그는 당시 조선에 미국식 변형 점자와 일본어로 된 점자밖에 없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이에 1920년부터 한글 점자 연구에 착수했고, 1923년 비밀리에 조선어점자연구위원회를 조직하는 등 한글 점자를 만들기 위한 연구를 거듭했다. 조선어점자연구위원회에서는 한글 점자를 제작하기 위해 자음 3점, 모음 2점의 3·2점식 점자를 고안했다.이후 단점을 보완해 1926년 최초의 한글 점자 ‘훈맹정음’을 창안해 발표했다.

그는 1936년 제생원 교사를 퇴임하고 고향인 인천으로 돌아와 영화학교 교장에 취임해 한글 점자 보급에 힘썼다.

1940년 조선맹아사업협회를 조직하고, 점자 통신 교육을 시행했다. 그는 육필 원고로 ‘한글 점자 쓰는 법’, ‘훈맹정음의 유래, 한글 점자의 유래’, ‘3·1운동’ 등을 저술해 민족의식을 배양하기 위한 노력을 했고, 시각 장애인을 위해 총 76점의 점자로 된 책을 남겼다.

1994년 한글점자위원회가 한글점자통일안을 발표했는데, 이는 박두성이 내놓은 훈맹정음을 바탕으로 여러 차례 개정해 이루어진 것이다.

박두성은 사후 고향인 인천에 안장됐다. 그가 한글 점자를 반포한 1926년 11월 4일을 기념해 매년 11월 4일을 점자의 날로 지정했다.

1999년 인천시 시각장애인복지관 내에 송암박두성기념관과 송암점자도서관을 설립해 그의 업적을 기리고 있다.


 

정민교 기자  jmk2580@incheonnewspap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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