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쌀값이 계속 오름새다.

소비자들이 값싼 수입쌀 대신 국내쌀을 선호하는 바람에 가격이 하락세에서 반전,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2일 인천지역 양곡상 및 유통업체 등에 따르면 경기미는 20㎏ 기준 4만3천원 선에서 큰 변화는 없지만, 지방미의 경우 4만원(20kg 기준)대에서 5% 인상된 4만2천원에 판매되고 있다.

칼로스 수입 전 20kg 기준 3만2천원 이던 호남·충청지역에서 생산된 쌀 값도 최근 3만7천원으로 올랐고, 현재도 매주 천원씩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추수가 시작되는 9월까지는 계속 오를 것이라는 게 이들의 전망이다.

국내 쌀값이 오르고 있는 것은 지난 4월5일 첫 공매를 통해 국내에서 시판된 수입쌀 칼로스가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데 따른 반사이익 때문이다.

양곡상과 대형 유통업체에서 지난 4월 쌀 수입을 앞두고 국내 쌀값이 폭락할 것으로 예상, 가격을 대폭 낮춰 판매 했다.

그러나 수입쌀이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국내 쌀 공급 물량이 부족한데다, 농협측이 수입쌀 판매를 위해 물량을 늘리지 않아 쌀 값 상승세가 이어 지고 있다는 게 양곡업계의 설명이다.

‘캘리포니아의 장미’라는 뜻의 칼로스(calrose)는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자포니카 품종의 하나로 낟알이 짧고 둥글며 찰기가 있어 우리 민족이 선호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때문에 당초 칼로스가 수입될 경우 국내 쌀 가격 하락을 우려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요즘 칼로스를 찾지 않는다. 문제는 칼로스가 도정을 마친 상태에서 들어오기 때문에 국내 수입 후 유통까지 적어도 두 달 이상이 걸린다는데 있다.

칼로스의 경우, 도정 후 밥을 지을 때까지의 시간이 길어져 국산 보다 못하다는 게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칼로스를 수입해 판매하고 있는 농수산물유통공사도 시판용 수입쌀의 공매실적이 저조해 비상이 걸렸다.

유통공사는 원활한 수입쌀 판매를 위해 다음 주 공매부터 공매자격에 양곡 전문 도소매업체를 추가하기로 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남동구 구월동에서 ‘나누리 알곡마을’을 운영하고 있는 이승희씨는 “지난 4월 칼로스 10kg짜리 10개를 들여놓아 판매도 하고 선물을 주기도 해봤지만 반응이 별로여서 그 이후로는 아예 들여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양순열기자 syyang@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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