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산업단지 주변에서 검출되고 있는 발암물질 트리클로로에틸렌(TCE)의 추적에 나섰다.

특히 TCE 배출 의혹을 받아왔던 업체 주변에 대한 지하수 및 토양 전수조사를 벌여 발원지를 밝히겠다는 계획이다.

10일 환경부에 따르면 2014년 상·하반기 2차례 실시한 인천지역 지하수 수질측정 결과, 남동구 고잔동, 부평구 청천동 등에서 발암성 물질인 TCE가 지하수 생활용수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동산단이 있는 남동구 고잔동 지하수의 TCE 함유량은 0.401㎎/L으로 생활용수 기준인 0.03㎎/L의 13.4배, 공업용수 기준인 0.06㎎/L의 6.7에 달했다.

또 부평구 청천동 지하수의 TCE 함유량도 0.353㎎/L으로 생활용수, 공업용수 기준의 각각 11.8배, 5.9배가 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이들 지역은 지난 2007년 이후 매년 지하수에서 수질 기준을 넘는 TCE가 검출되고 있다.

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TCE는 발암성 유해화학물질로 규정돼 있다. 물에 잘 녹고, 공기 중으로 확산되기 때문에 호흡기와 피부를 통해 인체에 흡수되면 암을 유발하기도 한다.

TCE는 금속에 붙어 있는 기름과 커피에서 카페인을 제거하거나, 드라이크리닝, 도장 등에 주로 사용된다.

고잔동은 남동산단이 들어서 있다. 입주 업체 중 금속·기계 관련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또 청천동은 커피 가공업체인 D 식품을 비롯한 공장이 밀집해 있다.

이에 따라 시는 우선 TCE가 지하수에서 수질기준 이상 검출된 남동구 고잔동(남동산단 인근)과 부평구 청천동(D식품 공장 인근)에 대해 정밀조사를 벌여 오염 발원지를 파악해 행정조치를 내릴 계획이다.

또 환경부가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실시하는 ‘지하수 수질 측정망 조사’ 지점 외에 인근 지하수 관정에 대해서도 추가 수질 조사를 하고, 농도가 높은 지역으로 역 추적하는 방식으로 조사한다.

시는 이들 지역의 토양이 10년 넘게 TCE에 오염됐고, 비가 내리면 토양에 섞여 있는 TCE가 빗물에 녹아 지하수로 유입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또 TCE에 의한 토양 및 지하수 오염이 지속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인근 지역까지 광범위하게 오염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들 지역 모든 관정에 대해 TCE에 의한 오염 여부를 조사하고, 고농도 TCE가 검출되는 지역에 대한 토양조사도 병행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TCE 배출 근원지를 역 추적해 배출한 업체에 대해서는 토양 및 지하수 정화 명령 등 행정조치를 내릴 방침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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