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현경 참교육학부모회 인천지부장
투자의 귀재라 불리는 짐 로저스는 "최근 한국이 급격히 일본을 닮아가고 있다"며 "한국 청년들이 사랑하는 일을 찾지 않고 무조건 안정적인 공무원이나 대기업만 쫓을 경우, 5년 안에 활력을 잃고 몰락의 길을 걸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청년들이 왜 이러한 경고의 길을 갈까? 새로운 것을 보고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에 희망을 걸 수 없기 때문이다. 청년의 이러한 모습을 보고 그들의 잘못으로만 비판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 교육이 청년들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심어 주기는커녕 그들의 눈을 막아버린 잘못이 있기 때문이다.

교육은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다. 20대에게는 가까운 미래, 10대는 먼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다. 미래 세계는 초고속으로 변한다. 그래서 불확실성이 더욱 더 높아진 미래라 한다. 불과 10년 뒤면 인공지능과 로봇이 인간의 직업을 빼앗는다고 한다.

또한 급속한 저 출산 고령사회는 생산 가능 인구에 커다란 변화를 만들고 있다. 이러한 시대 상황에서 지금과 같은 느리게 변하는 교육을 ‘미래의 초고속 변화에 대응하는 교육’이라 말할 수 있겠는가?

미래사회를 위해선 교육의 방향 변화가 필요하다. 현재의 교육자들이 과거 낡은 지식을 전달하는 방식으로는 미래 직업을 찾아야 할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기 어렵다.

교육은 과거를 가르치는 형식만으로는 아니 되고 미래 변화에 아이들이 적응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이미 호주 등 선진국에서는 ‘미래 직업에 대한 교육’을 구체화시키고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로봇과 인공지능의 발달은 생산가능인구의 폭이 과거와는 달라져 성별 직장 제한도 줄어들고 과거 퇴직 연령의 개념도 달라지고 있다. 그래서 빠른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성인교육도 필요하다. 그래서 이제는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평생교육’의 개념을 우리 교육에도 도입해야할 시점에 와있다.

또한 외국인 인구의 유입으로 생산 인구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경제 상황에서 ‘다문화 교육’이 필수적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다문화교육의 성공적 개발은 현재 선진국이 겪는 다문화 갈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미래를 위해 교육 방법도 바꾸어야 한다. 교과서의 지식보다 더 다양한 측면을 알 수 있게 만드는 인터넷은 교과서의 권위를 떨어뜨린다. 학생들은 교과서보다 인터넷에서 정답을 먼저 찾는다.

교사의 제한된 지식보다 더 풍부한 지식을 인터넷에서 꺼낸다. 인터넷은 집단지성의 결과물들이 들어있다. 그래서 인터넷을 통해 좀 더 다양한 지식을 수집해오는 방식이 교과서에 적힌 지식을 암기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일지도 모른다. 다만 인터넷의 정보가 거짓정보가 많다는 점을 생각하면 참 정보와 거짓 정보를 구분하는 교육이 추가될 필요가 있다고 미래학자들이 말한다.

인터넷에 지식 정보가 넘치는 시대에서는 누구를 가르친다는 교육 개념은 점차 약해진다. 교과서의 정해진 답보다는 정확한 정보를 골라내고 여러 측면의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여 지식을 좀 더 입체적으로 이해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한 시대다.

그러기 위해 ‘창의력’, ‘비판적 사고’, ‘의사소통’, ‘협업 스킬’이 교과서를 달달 외는 ‘암기력’보다 중요하게 되었다. 그래서 교사의 역할은 정답을 외우게 하는 것 보다는 창의력, 비판적 사고, 의사 소통, 협업 스킬을 가르쳐야 하는 시대로 변하고 있다.

우리 교육을 돌아보자. 우리 교육은 세상 변화 속도에 맞추지 못하고 느리게 변화하고 있다. 교육의 빠른 변화를 위해서 교육자와 교육 관료의 의식 변화가 필요하다. 그런 필요에도 불구하고 현 교육자들의 의식이 과거에 갇혀있거나 이들을 지원해야할 교육청이 교육자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면 빠른 변화에 적응된 교육을 기대하기 어렵다.

아이들의 미래에 필요한 교육을 우선으로 생각하기보다 교육 관료의 개인이득이나 집단 이득에 신경을 쓰면 결국 최종 희생자는 교육받는 아이들이 된다. 교육자들을 변화시키기 위해 미래교육에 대한 교사 교육을 강화시키고 교육청은 이를 지원해야 한다. 그를 통해 변화를 교육 현장에 접목시켜야 하는 것이다.

자원빈국인 우리나라의 생존이 인재 양성에 있다는 점을 잊지 않고 있다면, 교육의 목적이 교육의 변화를 거부하는 교육 관료의 사익이나 기득권 지키기가 아니라, 아이들의 미래를 도와주는 것이 분명하다면, 교육을 미래 세상의 초고속 변화에 맞추어 빠르게 적응시켜야 한다. 만약 그러하지 않는다면 짐 로저스의 경고가 곧 현실로 다가올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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