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라흐마니노프와 스크랴빈 연주
11년만에 인천서 리사이틀

 

피아노 거장 백건우가 라흐마니노프와 스크랴빈과 조우한다. 고희를 넘긴 노장의 선율은 유려함의 극치라는 수식어도 부족할 듯 하다.

오는 23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의 ‘2015 명품클래식시리즈’의 세 번째이자 올해 마지막 무대는 ‘백건우 피아노 리사이틀’이 장식한다.

피아노 인생 반 백년을 넘긴 백건우는 라흐마니노프와 스크랴빈을 바라보며 러시안 솔로 레퍼토리 등정에 나선다. 오랫동안 전곡 리사이틀이나 해외 오케스트라의 국내 협연에서 여러 작곡가의 협주곡으로 국내 팬들과 만났던 백건우지만 러시안 독주 레퍼토리로 한국 팬과 호흡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스크랴빈 24개 전주곡과 라흐마니노프 소나타 1번이 준비되었다.

백건우의 스크랴빈과 라흐마니노프에 대한 애착이 두드러진 시기는 25년 전인 1990년 즈음이다. 흔히 그를 ‘재불 피아니스트’로 부르던 시절 예술의전당에서 라흐마니노프 연습곡 발췌와 스크랴빈 소나타 6번을 연주한 것이 러시안 솔로 레퍼토리를 선보인 시작점이다.

그 시절 백건우는 1991년 프랑스 단테 레이블과 스크랴빈 피아노 독주곡 전곡을 8장의 앨범으로 녹음하고 이듬해 또 다른 러시아 작곡가인 프로코피예프의 피아노 협주곡집으로 유수의 음반상을 수상한 청년이었다.

1993년엔 박탕 조르다니아 & KBS 교향악단과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전곡을 연주했고 1997년 스베틀라노프와 동곡을 BMG에서 녹음했지만 국내에서 라흐마니노프의 독주곡을 볼 기회는 거의 없었다.

1959년 10월 김생려가 지휘하는 서울시향 정기 연주회에 백건우가 등장했다. 연주곡은 라흐마니노프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였다. 당시 배재중을 다니던 백건우는 ‘연소하면서 테크닉이 우수하다’는 리뷰를 얻었다.

일흔의 백건우가 보여줄 러시안 레퍼토리의 지평은 무엇일까. 소년이 고희가 되기까지 늘 그의 주변에 머물던 작품들이 새로운 햇볕을 마주한다.

피아니스트 백건우는 지난 2004년 개관 10주년 기념공연에 올라 인천의 대표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은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을 축하했다.

올해의 무대는 그 후 11년만의 만남으로 반가움과 기쁨이 더욱 크다.

인천종합문예회관은 ‘2015 명품클래식시리즈’는 3월 김수연&임동혁 듀오를 초청하며 고품격 음악을, 6월에는 첼리스트 요하네스 모저와 피아니스트 윤홍천의 듀오의 열정적인 공연을 시민들에게 선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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