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히 제 할일만 했는데 또 한번 친절상을 받았네요.”

지난 해 8월 인천시의 ‘베스트 서비스 맨’으로 선발된 이찬섭(42)씨가 이번엔 한국정책방송 KTV의 TV목민심서 ‘화제의 공무원-바로 이 사람’이란 코너에 주인공으로 선정됐다.

KTV가 지난 달 21일부터 최근까지 2회 방영한 이 코너는 공무원들의 업무와 수행과정을 보여줌으로써 공무원들에겐 추진정책을, 시민에겐 국가정책의 이해를 넓히는데 도움을 주고자 기획됐다.

“방송국에서 출연 제의를 받은 뒤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지난 해 8월에 친절상을 받은 것도 감격스러운데 이번에도 이런 기회가 또 주어져 망설였지요. 공무원이면 한 번씩은 해본 업무인데 유독 저만 관심을 받는 것 같아 부담스러웠습니다.”

이씨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공무원들의 업무를 전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 같아 방송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

“17년간 공무원생활을 하면서도 집에 가면 회사 일에 대해선 거의 얘기를 하지 않으니 가족들은 제가 어떻게 일하는 지 알 수 없었지요. 그런데 베스트 서비스 맨으로 선정돼 표창을 받고 보니 아내에겐 훌륭한 남편으로, 아이들에겐 자랑스러운 아빠로 인정받은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이번 방송을 계기로 민원을 상대하는 공무원들이 자부심을 갖는 기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씨가 친절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의식 변화에 따른 행동이라고 말한다.

지난 3년 동안 주안5동사무소에서 청소·재난업무를 담당을 했던 이씨는 여름철엔 저지대층의 집중호우와 겨울철엔 눈이 쌓여있는 골목길, 평상시엔 쓰레기 문제로 민원들과 매일 입씨름을 하는 등 아침에 출근하면 한바탕 소동을 치루고 하루 일과를 시작할 정도였다.

“처음 민원을 상대할 땐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 일이 저나 제 가족들에게 처한 일이라고 생각하니 주민들의 얘기가 점점 절실하게 느껴졌습니다. 계속해서 그런 생각을 갖고 주민들의 고충 처리를 해준 결과 이런 큰 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지요.”

요즘 이씨는 국제화시대에 맞춰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

“가끔 외국인 민원이 찾아와 마주할 기회가 있는데, 그 때마다 적절하게 대처할 수 없는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요즘 각 구마다 영어마을이 큰 화제로 떠올랐는데 더 큰 일을 해내기 위해 미리미리 준비해야겠지요.”
조자영기자 idjycho@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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