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전문교육기관인 인천남구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한식조리’를 강의하고 있는 유금선 강사(52).

“선생님은 가정사까지도 다 털어놓고 상의할 수 있는 어머니이자 언니같은 분이예요. 요리를 배우러 여러 강좌를 들으러 다녔지만 선생님만큼 정 많고 살갑게 제자들을 대해주시는 분은 못 봤습니다.”

제자인 한숙희씨(48)의 말 속에 스승에 대한 인간적 정이 묻어 있다. 유 강사는 자리 이동이 잦은 여느 강사들과 달리 이곳이 문을 열던 지난 98년부터 줄곧 한 자리를 지켜왔다. 초기 강사진 중 남아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지난 8년여간 그를 거쳐간 제자는 줄잡아 2천여명. 요리를 배우려는 평범한 여성에서부터 홀로 된 여성가장, 학생, 창업을 하려는 남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들에게 그는 전통 요리를 가르치는 전도사이자 마음의 치료사였다.

“돈만 벌려고 했다면 나은 곳을 찾아 진작에 떠났겠지요. 제 자신 우리 전통음식이 너무 좋아 요리를 배웠듯 저를 선생이라 부르며 하나라도 더 배우려 계속 찾아오는 분들을 떠날 수는 없었습니다. 더구나 많은 분들이 마음의 상처나 절망을 안고 오기에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드렸을 뿐입니다. 서로 마음을 열고 대화를 한다든지, 고민을 해결해주려 뛰었던 모습이 그분들께 좋게 비쳤나 봅니다.”

유 강사가 강의하는 분야는 전통한식조리지만, 그는 수강생들이 더 편하게 원하는 분야만 들을 수 있도록 폐백, 한과, 떡 등으로 강좌를 세분화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수입의 증가와는 무관한, 더 많은 품이 드는 일이었지만 제자들 호응은 컸다.

강사경력이 오래지만 그는 요즘도 시간을 쪼개 서울 중국문화원으로, 한식연구기관 등으로 다니며 부지런히 강좌를 듣고 각종 요리전시회를 찾아다니며 조리경향을 파악한다. 그것은 고스란히 강의실에서 제자들에게 전수된다.

“좋은 식재료·부재료를 구입하는 곳에서부터 혼자만 아는 요리비법도 다 말해주셔요. 제자를 진정 아끼지 않으면 힘든 일이지요. 조리사자격증반의 경우 1대1 실습을 원칙으로 한다든지, 2년 연속 이론시험 100% 합격이라는 기록은 유 선생님이 어떤 마음으로 제자를 이끄시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입니다.” 제자 한씨는 자신은 물론 다른 제자들도 요리 관련 분야 일을 하다가 막히면 우선 선생님부터 찾는다며 웃었다.

겨울철 언 손으로 들어설 제자들을 위해 누구 보다 먼저 강의실에 나와 뜨거운 찻물을 끓여놓는 따뜻함, 열정섞인 강의로 상대방도 힘을 얻게 하는 카리스마를 갖고 있는 스승이라고 제자들은 입을 모았다.
손미경기자 mimi4169@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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