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선거 개표가 진행되는 31일 저녁 각 당 선거상황실은 희비가 교차했다. 이번 선거에서 완승을 거둔 한나라당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고 참패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은 침울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소수정당에서 약진한 민주노동당은 결과에 대체로 만족감을 표시했다.

▲열린우리당= 31일 저녁 주안3동 인천시장 후보 선거캠프에 마련된 선거상황실은 미리 선거 결과를 감지한 듯 침울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한줄기 희망을 품었다가 한나라당에 완패할 것으로 예상되자 실망감이 역력했다.

이날 개표상황실에서는 민생 안정을 원하는 시민의 뜻을 헤아리지 못한 채 선거여론을 한나라당의 지방권력 부패쪽으로만 몰아간 게 패인이었다는 자성론이 많이 제기됐다.

시당 위원장인 김교흥 의원은 “지방권력 심판보다는 민생안정을 원하는 유권자들의 뜻을 겸허하게 받아 들여야 한다며 앞으로 민생경제를 챙기고 시민속으로 파고들어가는 생활정치를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최기선 인천시장 후보는 “악조건속에서도 최선을 다해준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고 당직자들을 격려한 뒤 “민심을 반영한 선거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자”고 말했다.

▲한나라당= 31일 저녁 MBC 출구조사 결과, 인천시장과 지역내 10개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자당 후보들이 선두를 달리자 압승을 예상하며 마치 잔칫집과 같은 들뜬 분위기였다. 개표상황실이 마련된 숭의동 시당사에서는 주요 당직자·당원들이 실시간 들어오는 개표상황에 촉각들을 곤두세우며 안상수 시장 당선자에게 축하인사를 건네는 등 자축 분위기로 술렁였다.

황우여 위원장은 “몇 석을 목표로 하고 임한 것이 아니니 만큼 시민의 뜻을 받드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당직자들을 격려했다. 안상수 시장 당선자도 “경쟁후보의 온갖 음해성 공세에도 큰 격차로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정치의식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지속적인 추진력이 필요한 경제자유구역 조성사업과 구도심 재생사업을 위해서도 다행”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민주당=방송사 출구조사 결과 발표가 시작된 오후 6시부터 남동구청 앞에 위치한 인천시장 후보 캠프에는 신경철 후보를 중심으로 20여명의 운동원들이 둘러앉아 몇 순배 소주잔이 돌고 있었다.

한나라당의 압승을 예상했지만 이 정도로 표 차이가 벌어질지 몰랐다는 듯 애써 개표 상황을 외면하는 눈치였다.

신 후보는 “결코 좌절하거나 누굴 탓하지도 않겠다. 시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소감을 담담하게 피력한 뒤 “새로운 시장이 선거기간 경쟁 후보들이 제기한 좋은 공약들을 수용해 시정에 반영해 줬으면 좋겠다”며 개인 소망도 피력했다. 신 후보는 또 당직자, 운동원들에게 일일이 감사의 뜻을 전하고 “인천에서 민주당의 씨앗을 다시 싹 틔운데 만족하자”고 격려했다.

▲민주노동당=인천시장 후보 선거캠프를 겸한 민노당 인천시당 사무실은 개표상황에 따라 시시각각 희비가 교차했다. 특히 각 방송사의 선거 예측결과 조사에서 한나라당의 압승이 점쳐지자 사무실은 일순 침묵에 휩싸였다. 한나라당의 독식을 예상했지만 표 차이가 지나치게 높았다는 아쉬움도 간간히 터져 나왔다.

김성진 시장 후보는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무능한 여당과 보수정당에 맞서 선전했다. 앞으로 지역을 대표하는 진보개혁 세력으로서 할 일이 더욱 많아졌다”며 당직자들을 격려했다. 이후 개표상황을 지켜보던 당직자들은 비례득표율에서 여당을 근소한 차로 뒤쫓자 “인천에서 제3당의 입지를 충분히 굳힐 수 있겠다”며 애써 위안을 삼았다. 내심 정당투표에 의한 비례대표 후보의 선전에 기대를 걸고 있는 눈치였다.

구준회 박주성 지건태기자 jhk@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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