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연수구 동춘동에 있는 롤러경기장이 엉터리 개·보수 공사로 훈련중인 선수들의 잇단 부상을 불러오고 있다.

이 경기장은 전국체전이 열린 지난 1999년 시가 건립해 체육회에서 위탁 운영중이다. 그러나 6년여가 지나면서 바닥이 갈라지는 등 문제가 생기자, 시는 지난해 10월부터 2개월간 2억5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보수공사를 했다. 금이 간 트랙 바닥을 메운 뒤 그 위에 바닥을 새로 입히는 공정이었다.

그러나 공사 후 시 대표선수들이 연습을 재개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트랙이 너무 미끄러워 연습을 할 수 없었고 넘어지면 골절상을 입는 등 부상 정도가 공사전보다 심해졌다. 지난 3월 초부터 훈련을 시작한 초·중등부 선수의 경우 6~7명이 잇따라 다쳤다.

초등부의 박모 선수는 안면부 턱뼈 골절 및 심부열상을 입었고 중등부의 김모, 정모 선수는 좌측 무릎 연골이 파열되는 부상을 당했다. 롤러는 연습 도중 넘어질 경우 어깨와 다리 찰과상이 보통이다.

대책을 강구하던 학부모와 경기 지도자들은 이곳 대신 문학경기장 지하 주차장, 부천 롤러경기장, 일산 롤러경기장 등을 전전하며 훈련을 시키고 있는 형편이다.

한 학부모는 “많은 예산을 들여 보수 공사를 했는데 아이들은 경기장이 미끄러워 연습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하소연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인천의 인라인롤러 전력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경기도와 쌍벽을 이루고 있는 인천은 내달 울산에서 열리는 소년체전에서도 절정의 기량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되고있다.

관교중 최봉주와 관교여중 이슬 등 대표 선수들은 지난 16일부터 안양에서 열렸던 제18회 문화관광부장관배 롤러대회에서 대회 신기록을 수립하며 우승한 기대주들이다. 그러나 연습을 제대로 못한 선수들이 저조한 성적을 내지 않을까 우려를 낳고 있다.

공사를 시행한 종합건설본부의 관계자는 “트랙이 미끄러워 연습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은 들었지만 아직까지 롤러연맹의 공식적인 보수 공사 요청이 없었다”며 “요청이 오면 다시 공사를 해 선수들의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중호기자 kappa1217@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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