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학생 SNS “벌레 취급”…해당교사 경고조치키로

인천 남동구 I고등학교 교사가 담임을 맡고 있는 반 학생에게 분무식 살충제를 얼굴에 뿌리는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사건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학생 눈에 에프킬라 뿌린 교사’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면서 공개됐다.

사건의 당사자인 I고교 2학년 A군이 지난 11일 올린 글로 ‘담임교사가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 게임 중 벌칙으로 담임 선생님이 오는지 망을 보던 자신에게 꾸지람을 한 뒤 비치돼 있던 살충제를 뿌렸다’고 밝혔다.

A군은 글을 통해 ‘지난 11일 기말고사가 전날 끝나서 야간 자율학습 분위기가 많이 흐트러져 있었다’며 ‘반 친구들은 조용히 마피아 게임을 하고 있었고, 게임 중 첫 번째로 죽은 제가 망을 봤다. 복도 중앙에 있는 칠판지우개 통 위에 앉아 수학 문제를 풀고 있었다’고 적었다.

그리고 망을 보던중 ‘선생님이 갑자기 다가와 “너 왜 나와서 공부해? 에어컨도 틀어줬는데”라고 소리쳤다. ‘졸려서 나왔다’고 하니 교실로 들어오라고 한 뒤 안경을 벗으라고 했다. 그리고는 에프킬라를 뿌렸다. 괴로워서 고개를 돌렸지만 다시 머리를 잡고 뿌렸다”고 주장했다.

A군은 당시 ‘담임이 씻고 오라고 했지만 복도에서 너무 괴로워 눈을 잡고 가만히 서 있었다. 그러자 담임도 겁이 났는지 “괜찮을 것”이라며 화장실가서 빨리 씻으라고 했다.

교실에 와서 담임이 “괜찮냐”고 물었을 때 당황한 나머지 괜찮다고 했다. 그런데 빛이 뿌옇게 보이고 이상했다. 비인간적인 행위이고 나를 바퀴벌레 취급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12일 상황을 파악한 해당학교측은 A군의 주장이 사실임을 인정하지만 ‘일부분 과장됐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A군의 주장은 같은 반 친구가 올린 SNS의 내용과 거의 일치하고 있어, 과장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또 두사람의 SNS에서 일관되게 ‘담임교사가 안경을 벗으라’는 말을 한 것으로 보아, 담임교사가 체벌차원에서 살충제를 뿌리려는 의도가 다분히 있었다는 것을 미뤄 짐작해 볼 수 있다.

인천시교육청은 15일 해당학교를 방문해 진상을 파악했으며, 교육청 차원에서 조치를 논의키로 했다.

해당 학교측은 A군의 학부모에게 사과를 하고 A군의 반에 임시 담임을 배치했다. 또 학교차원에서 해당교사를 경고 조치 할 예정이다.

▲ 사건 당사자 A군이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린글 1

▲ 사건 당사자 A군이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린글 2

▲ A군의 친구가 SNS에 올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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