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인들에게 중국 칭다오(靑島)는 외국이 아니다.

국내 기업의 지사, 사무소 관계자, 칭다오에 둥지를 튼 7천여개의 국내 기업 인력과 가족 등 교민만 8만명에 이르고 있다.

칭다오시 어디를 가나 한국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고 거리 곳곳에는 한글 간판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칭다오에 살고 있는 교민들은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불과 1시간 거리에 있는 칭다오를 외국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교민들이 한국과 다르게 느낄 수 밖에 없는 것이 자녀들의 교육문제. 자녀의 교육문제는 국내나 외국이나 가장 고민거리이다.

칭다오 거주 교민들의 오랜숙원인 자녀교육에 대한 고민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일대 사건이 지난해 있었다.

칭다오 세종한국학교가 지난해 3월 개교한 것. 칭다오 세종한국학교는 지난 2월7일 학교 개교이후 부설 유치원에서 3개반 47명의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

곧 개교 1주년을 맞는다. 본보는 개교 1주년을 앞둔 세종한국학교를 지난 8일과 9일 양일간에 걸쳐 방문,그동안의 성과와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세종한국학교의 개교

칭다오세종한국학교의 개교는 칭다오한인상공회를 중심으로 한 교민사회가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다른 지역에 있는 국제학교들이 특정 재단이나 기관들이 주도해 설립됐다면 세종한국학교는 자녀교육에 대한 교민사회의 열정으로 설립됐다.

이를 칭다오대한민국총영사관이 행정적 지원을 펼치면서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학교 설립의 시작은 칭다오 주재 한국기업들이 지난 2005년2월22일 학교설립기금 모금을 위한 발대식을 가지면서 본격적인 학교설립준비에 들어갔다.

같은해 9월 한인상공회에 학교설립을 위한 전담부서가 설립됐고 이어 11월 재단이사회 구성, 12월 칭다오시 이창구 부산호 8호 칭다오시 우정국 건물로 사용하던 5만7천500㎡의 광활한 부지 임대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이듬해 3월3일 개교했다.

세종한국학교의 개교는 칭다오 주재 대한민국총영사관과 교민사회인 칭다오한인상공회 등 관민이 합심해 결실을 맺었다.



◆교과 과정

세종한국학교는 지난해 3월3일 개교당시 63명의 신입생을 기반으로 출발했다.

교과과정은 국내와 같은 부설유치원, 초, 중, 고교의 7차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교육내용은 국내 여느학교와 똑같은 교과과정에 원어민 중심의 중국어, 영어교육을 펼치면서 학생들의 어학능력 향상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주5일제 수업을 하고 있지만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7시간씩 주 35시간 수업하면서 한국의 학교보다 수업시간이 많다. 중학교는 8교시로 주 40시간이다.

세종한국학교는 개교 1주년이 되는 올해 재학생이 330명에 이를 정도로 칭다오 교민사회에 한국학교로서 빠르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교사는 국내 교원자격증을 취득한 교사들이 담당하고 있으며 교육인적자원부의 인가를 받은 만큼 인사권도 교육부에 있다.

국내 교과과정과 똑같은 교육을 받는 만큼 학생들은 귀국하더라도 국내학교에 편입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학교시설은 5만7천500㎡의 부지에 본관과 유치원, 구내식당, 기숙사 2개 동 등의 시설, 3천㎡의 운동장을 갖추고 있다.

교내시설로는 과학실과 음악실, 미술실, 다목적실, 컴퓨터실, 양호실, 대강당, 실내체육관 등 국내 못지 않은 다양안 시설을 구비했다.



◆장래 계획

세종한국학교는 중국 교육부의 인가를 앞두고 있다. 교육부 인가가 나면 한국학교로서 다양한 지원을 받게 되고 그동안 비싼 학비를 내고 국제학교에 다녀야 하는 교민들의 부담을 크게 덜어주게 된다.

세종한국학교는 교민들의 자녀가 귀국후에도 별 어려움없이 국내 학교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또 국제인으로서 갖춰야 할 어학능력 향상에도 노력하고 있다.

이 학교 주삼남 교장은 “현재 세종한국학교는 교민사회의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며 “중국에 있지만 한국교육과정을 중점적으로 지도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정체성을 심어주는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백범진기자 bjpaik@i-today.co.kr

아이들 대한민국 정체성 잊지 않도록 최선

인터뷰 - 주삼남 세종한국학교교장

“외국에서 자라는 어린이들에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정체성을 잊지 않도록 하기위한 교육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주삼남 세종한국학교장은 지난해 1월 교장에 취임한 이후 성공적인 개교를 이끈 산파역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그는 학교 개교 이후 직접 돌을 나르며 부지를 다질만큼 남다른 열정으로 국내에서 40여년 교직생활의 마무리를 의미있게 보내고 있다.
“중국에서의 인성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중국어에 높임말이 없어서 자칫하면 버릇없는 학생이 될 수 있다”며 “존댓말을 가르치면서 예절교육에 힘쓰고 있다”는 것이 주교장의 세종한국학교 교육관이다.

지난 2005년 국립부산기계공고에서 정년퇴임한 주교장은 공모를 통해 세종한국학교 초대교장으로 취임했다.

주교장의 중국과의 인연은 부산기계공고 재임시절 중국 선양(沈陽)의 선양시중심공업고교와 자매결연을 추진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줄곧 중국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가졌던 주교장은 지난 2006년 교육인적자원부가 공모한 세종한국학교 교장 공모에 지원해 오늘날에 이르렀다.

그는 학교를 개교한다는 것이 쉽지 않지만 인생의 절반 이상을 교직생활에 보냈던 경험과 식지않은 열정으로 세종한국학교의 초대교장으로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평가를 교민사회로부터 받고 있다.

“이제 제 역할은 다한것 같습니다” 곧 있을 후임교장인사를 앞두고 마무리하고 있는 그는 “어려운 일은 많이 지나갔고 뜻깊은 세종한국학교를 교민사회에서 자리매김해 한국교육의 정신을 심어주는 교육을 펼쳐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교과과정과 똑같은 교율을 펼치는 것이 세종한국학교 교과과정의 특징”이라며 “교육의 질에 있어서 만큼은 국내 여느 학교 못지 않다”고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는 “칭다오 유일의 한국학교인 세종한국학교는 점차 늘어나는 교민사회에서 한국 교육의 뿌리를 이어가는 역할을 제자들이 제대로 해주기를 바란다”고 말을 맺었다. 백범진기자 bjpaik@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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