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원참 생각] 박정환 기자

‘수심이 깊고 하상이 단순해져 어류 개체수가 감소하는 등 수중생태계가 심각한 위협에 처해있으며, 수변부에 생태계교란 외래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인천의 모 국회의원님께서 엊그제 국립환경과학원의 ‘2013 경인아라뱃길 수생태계 조사보고서’를 인용해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내용이다.

그 국회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경인아라뱃길 주운수로와 한강에 사는 물고기까지 비교했다. 주운수로에서 채집된 어류는 지점별로 최소 2종에서 최대 5종, 마릿수는 4~56마리였다고 분석했다. 한강본류에서는 9종의 어류가 발견됐고, 개체수는 적게는 118마리에서 많게는 213마리가 채집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경인아라뱃길은 염도변화가 있고, 탁도 또한 높아 다양한 생물이 살아가기에 어려운 환경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아라뱃길 수변부에는 뚱딴지와 미국쑥부쟁이, 가시상추 등 생태계를 교란하는 외래식물이 자라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자 수자원공사 측은 사후환경영향조사를 근거로 즉각 반론을 폈다. 2009년 경인아라뱃길사업시행 이후 주운수로의 어종이 14종에서 32~40종으로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반박이었다. 또 국회의원이 밝힌 외래식물은 우리나라 전역에 확산돼 서식하는 식물이라 경인아라뱃길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반론을 폈다.

어종이나 외래식물 서식 등의 사실 여부를 떠나 참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국회의원이 그렇게도 할 일이 없나 하는 측은함마저 들었다.

아라뱃길은 국가하천 이전에 말그대로 배가 다니는 뱃길이다. 선박의 흘수를 맞추기 위해 수로 밑바닥을 파냈다. 그러고는 인천 서구 쪽과 김포 쪽을 갑문으로 막았다. 도크항인 인천내항과 같은 방식이다. 수문이 없어 밀물과 썰물에 따라 바닷물이 들락거리는 한강본류와는 엄연히 다르다.

아니, 인천 내항 도크안 물속에 ‘물고기가 사니 마니’하며 떠들어댄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던가? 되묻고 싶은 심정이다. 도크 안 수중생태계를 논하지 않는, 아니 논할 필요조차 없는 이유는 도크 밖의 환경과 기능이 뚜렷히 다르기 때문이다. 물고기를 잡는 어선이 아니라 사람과 짐을 실어나르는 여객선과 화물선이 떠 있어야만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경인아라뱃길도 마찬가지다. 갑문 안에서 사람과 화물이 이동하는 통로가 아라뱃길이다. 차라히 경인아라뱃길의 문제점을 지적할려면 왜 물동량이 없는지, 환경영향평가대로 바닷물과 한강물을 2대 1로 섞지 않는 지를 지적했어야 옳았다.

아라뱃길의 수변에 자라는 외래식물도 같은 맥락이다. 미국쑥부쟁이와 돼지풀 등 외래종이 없는 대한민국 하천변이 어딘지를 찾을 힘든 것이 현실이다. 국회의원으로서 해야 할 일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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