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는 물론이고 가재나 도롱뇽을 잡으며 유년시절을 보냈던 공촌동에 남구·계양구 예비군 훈련장이 이전한다니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겠죠.”

인천 서구 공촌동 토박이 장선길(52)씨는 지난 12월 연희, 심곡, 공촌동 주민들로 구성된 통합예비군 서구이전 반대 대책위원장을 맡아 어느 때보다 어깨가 무겁다.

단순한 훈련장 이전 반대를 넘어 고향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이 더욱 크기 때문이다.

“수년 전 서구 공촌천 훈련장이 들어설 때도 언론에 노출되지는 않았지만 주민들의 불만은 컸죠. 지금도 밤이나 새벽에는 총소리가 주위에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남구, 계양구 훈련장마저 옮겨오면 지금의 불편은 아무것도 아니겠지요.”

장 위원장에게 현 공촌 교장은 밤나무 등 유실수들이 유독 많고 물도 맑아 어린 시절 친구들과 어울리던 그야말로 자연 놀이터였다.

지금도 공촌천 최상류는 나무로 둘러싸인 채 하늘만 보일 정도로 때 묻지 않은 자연경관을 자랑하고 있을 정도다.

“어느 누구보다 이곳의 자연가치를 느끼며 자라온 저에게 환경파괴는 가장 우려되는 점입니다. 공촌천 시작 지역에 군부대가 들어서면 제아무리 까다로운 설비를 갖춘다 하더라도 오염은 불 보듯 뻔한 것 아닙니까.”

또 가뜩이나 교통정체가 극심한 주변 지역에 체증이 유발, 출퇴근 시간은 물론이고 인천국제공항 이용 차량들까지 하루 종일 정체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주민설명회 이후 주민들은 줄곧 이전계획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가정2동과 검단2동 군부대도 주민들이 이전을 요구하고 있지만 무시되고 있어 검단신도시 개발 등 각종 개발 호재를 무색케 하고 있죠. 이런 상황에서 공촌천으로 훈련장을 집결시킨다고 하니 무슨 저의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지난 6일 서구의회 앞에서 열린 집회를 시작으로 대책위는 앞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교통지옥에 환경공해를 더욱 유발시킬 훈련장 이전은 주민들에게 그야말로 혐오시설일 뿐입니다. 주민서명전과 플래카드 설치 등 홍보작업을 통해 이전 철회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40만 서구주민들과 함께 싸우겠다는 장 위원장의 각오다.이은경기자 lotto@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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