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지방선거에서 현 청장과 전 청장이 맞붙은 인천 서구청장 선거에서 ‘공무원 몸사리기’ 주의보가 내려졌다.
‘몸사리기’는 다름 아닌 현 청장인 이학재 후보와 전 청장인 권중광 후보와 눈 마주치기를 피하라는 것.
29일 권 후보는 공무원이 선거운동을 했다며 서구선거관리위원회에 서구 A동장을 고발했다.
A 동장에 따르면 오전 10시30분 쯤 동사무소 앞에서 큰 소리가 들려 나가보니, 이 후보와 권 후보가 동사무소 바로 옆 모 교회 앞에서 선거 운동을 벌이고 있었다.
이에 이 후보와 권 후보에게 인사를 나눈 후, 권 후보가 잠시 교회 안으로 들어갔다 나오더니 “공무원 그만 두었냐”는 질문을 던졌다는 것이다.
A 동장은 “동사무소 앞이 시끄러워 나갔다가 현 청장과 전 청장을 만난 것 뿐”이라며 “두 후보에게 인사를 나누고 머문 시간도 5분에 불과하지만 권 후보 측이 이를 선관위에 신고한 것 같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사실 그동안 서구청 공무원들은 전·현직 구청장의 선거 출마로 애써 몸조심, 말조심을 해왔다.
길을 가다 선거운동을 하는 현 청장을 만나도 전 청장의 눈을 고려해 인사를 할 수 없었고 전 청장을 만나도 현 청장을 신경 써야 했기 때문이다.
구청 한 공무원은 “정말 막다른 골목길에 둘이 마주치지 않는 한 눈이 마주칠까 피하고 있다”며 “전·현직 청장들의 선거출마에 답답한 건 공무원들 뿐 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구선관위 관계자는 “선거라는 민감한 시기에 공무원의 작은 행동도 큰 오해를 살 수 있는 만큼 조심해야 한다”며 “A 동장에게 자세한 경위를 듣는 한편 목격자를 상대로 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은경기자 lotto@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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