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최기선 인천시장 후보는 본인의 의사보다는 당의 거듭된 설득 끝에 출마를 결심한 케이스에 속한다. 우리당이 마땅한 시장 후보를 구하지 못해 이리저리 출마를 권유하다 어렵게 되자 과거 10년간 관·민선 시장을 역임했던 최 시장을 ‘삼고초려’ 끝에 영입에 성공, 후보로 내세웠다.
우리당이 최씨를 후보로 영입한데에는 장기간 시장을 역임해 당 지지도에 비해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당내에서는 영입한 최 후보에게 도전할 만한 출마 희망자가 없어 경선 과정도 거치지 않은 채 후보로 무난히 무혈 입성했다.
우리당의 거듭된 ‘러브 콜’에도 고사를 거듭하다 막판 출마를 결심한 배경에 대해 최 후보는 경제자유구역에 대한 안 후보의 실정을 자주 강조한다. 자신이 인천을 동북아 중심도시로 만들기 위해 송도신도시를 최초 설계하고 외자 유치까지 해냈는데, 안 후보는 지난 4년간 허송세월만 보냈다는 것이다.
지금쯤은 세계적인 기업들이 앞다퉈 송도신도시에서 기업활동을 벌여 비즈니스 중심, 첨단산업기지가 돼야 하는데, 아파트 분양으로 땅값만 올려 놓아 부작용만 키웠다고 주장한다. 그는 따라서 경제자유구역을 비즈니스 중심, 첨단산업 기지로 되돌려 놓고, 특별지자체 전환을 통해 오는 2020년까지 10조원의 국고 지원을 받아 구도심을 재생시키겠다는 내용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이같은 공약은 유권자의 표심을 자극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오히려 인천경실련 등 시민단체들로부터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 때문에 경인전철 지하화와 함께 헛공약 수위에 꼽히는 수모를 당했다. 이 때문에 그는 처음 출발 당시부터 지금까지 큰 변화가 없는 지지도 때문에 애를 태우고 있다. 출마 초기 각종 여론 조사에서 20% 남짓 얻은 지지도가 갈수록 상승 기류를 탈 것이란 기대와 달리 요지부동이다. 상대 후보인 한나라당 안 상수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2배나 벌어진 뒤 좀체로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에는 선거운동 막판 갑작스럽게 터진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피습사건으로 표심이 한나라당에 쏠린 점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때문에 그가 지금까지 지녔던 이미지가 이번 선거과정에서 오히려 추락하지 않을까 우려되는 부분이다. 젊은 시절 민주화운동 경력에다 국회의원, 민선시장 2차례의 화려한 정치 이력이 뒤늦게 출마한 시장선거에서 낙선의 고배를 마신다면 이미지 퇴색이 불가피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 후보측은 과거 10년간 시장을 역임한 경력 때문에 현직 프리미엄을 지닌 안 후보와 견줘 인지도 면에서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시장 후보가 마땅히 지녀야 할 행정능력이나 정치력도 다른 후보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는 자타가 모두 인정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여당 지지도가 워낙 낮아 이변이 없는 한 최 후보가 개인 인지도를 살려 당선 고지에 오를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최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낮은 당 지지도를 딛고 개인의 행정능력, 정치력 등 인지도를 최대한 살려 어느 정도 선전할지 여부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구준회기자 jhk@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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