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말부터 잊을만하면 찾아오는 중국발 미세먼지는 이제 방송과 신문의 단골메뉴가 되었다. 최근의 미세먼지 원인은 중국발 스모그와 관련있다. 중국 동북부의 겨울 난방이 시작되면서 발생한 고농도의 스모그에 따라 유독한 미세먼지가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초미세먼지는 한반도 대기를 악화시켜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초미세먼지가 석면·흡연과 같은 수준의 발암성이 있다며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미세먼지(PM10)는 지름이 10㎛이하인 먼지를 통칭하는 것으로 입자가 작아 코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까지 침투하여 천식이나 폐질환을 유발할 수도 있다. 이에 반해 지름이 2.5㎛이하로 더 작은 초미세먼지(PM2.5)는 머리카락 굵기의 30분의 1 크기로 사람의 눈에는 거의 보이지 않는데다가 호흡기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까지 그대로 침투한다.

미세먼지는 각종 기관지염이나 폐렴 등의 폐질환을 유발할 뿐 아니라, 중금속과 오염물질, 자동차 배기가스 등이 엉겨붙어있어서 안과 질환이나 혈관 장애 등을 유발시키는 등 위험성이 아주 높다. 최근 전자현미경으로 초미세먼지를 3천 배 확대하여 촬영한 사진이 언론을 통해 소개되면서 적잖은 충격을 주기도 했다.

우리나라 미세먼지(PM10)의 환경기준농도는 24시간 평균 100㎍/㎥, 연평균 50㎍/㎥ 이며, 2015년에 도입될 초미세먼지(PM2.5)의 환경기준농도는 24시간 평균 50㎍/㎥, 연평균 25㎍/㎥ 이다.

하지만 미국의 초미세먼지 기준은 연평균 15㎍/㎥, 24시간 평균 35㎍/㎥ 이고, 일본은 24시간 평균 35㎍/㎥으로 우리의 예고기준에 비해 엄격한 기준을 정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미세먼지 허용기준이 허술하다는 지적이나 한중일 3국의 환경외교에 대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현재로선 중국발 미세먼지를 막을 방법이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미세먼지량을 미리 체크하고 외출을 자제하는 방법으로 미세먼지를 회피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대기 중 초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되면 반드시 황사 마스크를 쓰고 노약자들은 외출을 삼가야 한다.

잦은 미세먼지 유입으로 인해 마스크 등 미세먼지나 황사 관련 제품들의 매출은 크게 늘었다고 한다. 초미세먼지는 일반 마스크로는 걸러지지 않기 때문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기준을 통과한 황사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공기청정기를 구입할 때도 초미세먼지를 걸러주는 기능을 인정해주는 ‘CA인증’를 꼭 확인하고 구입해야 한다. CA인증은 미세먼지 제거율이 최소 70% 이상 되어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공기정화기도 필터를 교환하지 않고 사용할 경우 오히려 실내 공기를 오염시킬 수 있다. 삼겹살이 먼지를 체외로 배출하는 효과에 대한 시비보다는 삼겹살을 굽는 과정에서 배출되고 흡입하게 되는 미세먼지를 걱정해야 한다.

사실 실내 미세먼지의 주범이 집안 청소라는 걸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드물다. 실제로 청소하기 전보다 청소 직후의 미세먼지 농도가 더 높게 나타나기 때문에, 청소할 때 반드시 창문을 열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습관이 필요할 듯 싶다.

미세먼지를 예방한다고 창문을 계속 닫고 환기시키지 않으면 실내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으므로 하루 중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옅은 시간대에 환기하는 것이 좋다.

환기 후에는 실내에 물을 뿌려 미세먼지를 가라앉힌 후 청소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효과적인 미세먼지 대응법은 충분한 수분 섭취와 신체 리듬 유지이다. 물을 많이 마시면 콧물이나 가래 등 호흡기계 점액이 늘어 몸 안으로 들어오는 미세먼지를 걸러낼 수 있다. 염증도 줄일 수 있다. 신체 순환이 활발해져 독성 물질의 배출도 늘어난다.

도로에서의 보행습관 만으로도 미세먼지 흡입량이 달라질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릴 때 도로변에 가깝게 서있고 버스 정류장에서도 도로변에 서있는데, 이럴 경우 3미터 뒤보다 4배나 많은 미세먼지를 들이마시게 된다고 한다.

더욱이 정지해있던 자동차가 출발하면서 더 많은 미세먼지를 배출하는 것까지 고려한다면, 횡단보도나 버스정류장에서 서있는 위치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다. 그러고 보면 열악한 환경으로부터 스스로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해법을 잘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너무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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